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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키스















제목에 길게 쓸 수가 없어서 짤렸는데, 내가 쓰고자 했던 책 속 문장은 이것이다.


"You don't have to be our parents." -p.181 (엄마 아빠처럼 될 필요 없어.)


그 전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다.


"I want you not to be Mom." -p.176 (네가 엄마가 되지 않으면 좋겠어)



번역은 모두 전자책에서 가져왔다.



그러니까 상황은 이렇다. 알렉스의 누나 '쥰'과 알렉스는 저녁 약속이 되어있었는데, 알렉스가 그 약속을 잊었다. 엄마의 재선을 신경쓰고 아직 보수적인 텍사스를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에 골몰하다가, 게다가 핸드폰은 진동으로 가방에 들어있어서 몰랐다. 쥰과의 저녁 약속 시간이 한시간 이상 지났다는 사실을 그제야 쥰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되어 사과했지만 누나는 이미 화가 많이 나있다. 누나에게 내일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정말 미안하자고 말해보지만 누나는 그딴 밥 따위, 라며 화를 풀지 못한다. 그리고 알렉스에게 얘기하는 거다. 너가 엄마가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인즉슨, 어린 시절 엄마가 정치에 뛰어드느라 그들에게 신경을 잘 쓰지 못했고, 그런데 그렇게 주변에 신경쓰지 않고 정치에 몰두하는 일을 알렉스도 하고 있으니, 엄마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쥰에게는 그 시간들이 상처였고 또 엄마가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자기의 꿈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은, 제대로 실현시킬 수가 없다. 아무래도 쥰의 위치는 대통령의 딸이다 보니까. 엄마가 대통령이 되고, 그 일에 열중하고 또 아빠는 엄마랑 이혼하고.. 이런 일들이 이 남매에게 있었으니, 쥰은 다시 한 번, 엄마아빠처럼 될 필요가 없다고 알렉스에게 얘기하는 거다. 그건 쥰이 자신에게 되뇌이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이 부분에서 주책맞게 눈물이 났다. 


얼마전 잠자냥 님의 근사한 영화 페이퍼에서 잠자냥 님은 타이타닉을 보고 울지 않았노라 기록해두었다. 나 역시 타이타닉을 보고 울지 않았다. 운다는 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일테다. 나는 왜 거기에 우는가. 아마도 어디에서, 어느 지점에서 우는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는 말이다.


운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나는 정말 어처구니 없었던게, 박신양과 전도연 주연의 <약속>이란 영화다. 굉장히 흥행했던 작품이고, 이후 박신양은 로맨스 작품에 주연도 많이 했는데, 너무 유명한 영화라, 나는 정말 내 취향이 아닐 걸 알았지만, 친구랑 함께 비디오방에 보러갔었다. 그랬다. 우리 대학시절에는 비디오방이 있었다. 비디오방에서 보는데, 이 조폭 두목 박신양이 사람을 죽이고 자수하러 가겠다고 하는 장면, 그래서 어쩔 수없이 의사 전도연과 헤어져야 하는 장면에서 친구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이제 이별이 다가왔으니 말이다. 박신양은 자수하겠다고 하고 전도연은 슬퍼하는데, 그리고 내 친구는 우는데, 하..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참다 못해 입밖으로 이 말을 꺼내고 말았다.


"하, 저새끼 자수하러 간다더니 왜저렇게 안가고 뜸들여?"


그렇다. 나는 공감하지 못했고 빡이 치기만 했다. 저러다가 안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을 해놓고 왜 뜸들여 .. 하는 생각이, '사랑하는 연인이 이별한다'를 뒤로 보내버렸다. 이것이 아마도 나의 가치관이었으려나. 그때 나를 사로잡은 건 이별의 슬픔, 상실의 슬픔이 아니라, 말해놓고 안지키는 놈에 대한 딥빡침.. 이었다. 내가 저 말을 뱉자 흐느끼던 내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넌 인간도 아니야!!"



앗;;;;;;;;;;;;;; 미...미...미안.... 어쩌면 나는... 지금 생각해보니....... T 인 .. 걸까? 흠흠.



누구나 다, '다른 사람들은 우는데 나는 울지 않았던' 영화나 책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은 전혀 울지 않는데 나는 우는' 작품도 있을 것이고. 내 경우엔 그런 영화로 <메디엄> 이 있다. 이건 청소년 남자 아이가 귀신과 대화를 하는데, 가족들은 병인줄 알고 고쳐주려고 하고 그러다가 나중에 아니라는 걸 깨닫고, 하여간 마지막에는 집에 있는 혼령들과 혼자 맞서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가족들을 모두 집밖으로 내보내고 주인공이 혼자 싸우는데, 그러니까 '이럴 수밖에 없다' 는 것이 주인공에게 있었다. 혼자 싸워야 한다, 는 것. 극장에서 나만 울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친구는 울지 않았고, 극장을 나서는데 누구에게서도 운 흔적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울 때부터 알았다. 이 장면에서는 나만 울 것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나는 이런 장면에서 운다. 혼자 외로울 때,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혼자 해내야 한다는 걸 자각하고 받아들였을 때, 이런 감정들을 주인공들이 갖고 있을 때, 그게 뭔지 알겠어서 운다. 정작 내가 외롭다고 울지는 않는데, 남이 외로울 때 운다. 이 외로움은 '나만 애인없어' 같은 그런 외로움이 아니다.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이 싸움은 혼자 해내가야 한다는 그런 외로움이다. 



'에밀리 클라크' 주연의 <라스트 크리스마스> 를 보다가도 엉엉 울었더랬다. 거기에서도 마찬가지, 에밀리 클라크가 어떤 충격적인 혹은 당황스러운 사실을 혼자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누가 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었다. 나는 그런 장면을 볼 때 울었다. 



타미가 8살 일 때 둘이 함께 극장에 간 적이 있다. 아이들용 영화를 함께 보러 갔는데, 보던 중에 내가 또 눈물을 흘려서 타미가 깜짝 놀랐더랬다. 이모 왜울어? 물어보는데, 내가 훌쩍훌쩍 답을 못했고, 게다가 극장이잖아, 얘기하기가 망설여졌는데, 타미는 참을 수 없었는지, 또 내게 속삭였다. "이모 왜 울었는지 제발 말해줘, 응?"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타미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삼촌이 아이를 사랑하는 극진한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



자,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그래서 울었다. 쥰이 알렉스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자기에게도 상처인 부분이 당연하게도 알렉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그리고 그것들이 알렉스의 지금의 삶과 앞으로의 삶까지 결정지을까봐 걱정하는 것이 느껴지는 거다. 엄마아빠처럼 될 필요 없어, 엄마처럼 되어가는게 걱정돼, 라는 것은, 엄마와 아빠가 그들을 사랑했어도 받았던 상처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쥰은 알렉스를 사랑하고 함께 어린시절을 보내왔고,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알렉스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엄마의 꿈이 아니라, 알렉스 자신의 꿈. 물론, 알렉스는 정말 정치에 관심 있고 텍사스 문제에 정말 정말 관심이 많다. 이걸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알렉스 자신의 꿈이든 혹은 엄마의 꿈이든, 쥰의 말을 듣고 알렉스는 아마도 한 번 더 자신에게 묻지 않을까.


이 대화들에서 눈물이 여러차례 나왔는데, 쥰이 알렉스에게 헨리와의 관계를 안다고 밝히는 부분에서였다. 혹시 노라가 말한거냐고 알렉스가 물었을 때, 쥰은 노라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면서 세상에, 그런데 너 노라한테는 말하고 나한테는 안한거야? 라는 서운한 그 말에서, 또 눈물이 났다. 왜냐하면, 정말 너무 서운할 것 같았거든.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 ㅠㅠ 너 나랑 제일 가깝잖아, 나랑 여태 함께 쭉 자라왔잖아, 그런데 너에게 중요한 걸 왜 내가 아니라 노라에게 먼저 말해? 왜 나는 네가 말해서 아는게 아니라 내 추측으로 알게 해? 하는 그 서운한 마음..


혼자 서운한 마음.. ㅠㅠ


결국 사이 좋은 남매는 다시 사이가 좋아지고, 쥰은 이 모든 일들을 잘 풀어냈지만, 쥰이 알렉스를 보는 안타까운 마음과 서운한 마음들이 그대로 느껴져서 나는 울었소... 흑흑 ㅠㅠ



그리고 부모님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쥰이 알렉스에게 부모님처럼 될 필요가 없다고 한 것, 엄마처럼 될까봐 걱정이라고 한 것 모두, 이 남매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의 영향을 받는다.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받는다. 부모가 있으면 있는대로 영향을 받고 없으면 없는대로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잘났으면 그 잘남 때문에 내가 더 잘나지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오히려 위축되기도 한다. 아빠가 폭력적이라면 그래서 내가 폭력적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폭력을 싫어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보고 자란 부모님은 나의 삶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모님이 연기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연기자가 되고 싶기도 하고, 부모님이 연기하느라 내내 떨어져 있어서 연기자는 되지 않기로 한다. 내내 일하는 부모님이 멋있어서 나도 반드시 일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기도 하고, 내내 떨어져 있던 부모가 원망스러워, 나는 반드시 전업주부가 되어 내 자식 옆에 있어야지 하게 되기도 한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부모는 자식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7장을 읽는 지금, 알렉스와 헨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의 육체를 뜨겁게 탐하지만, 나는 다른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고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오프 캠퍼스..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영상을 봤는데, 영어 자막으로 나누는 대화가 그대로 보여졌다. 헬쓰를 하던 남주가 공부 가르치러 온 여주에게 '넌 내가 가까이 갈 때마다 얼굴이 빨개져' 라고 하니까 여자가 '아니야' 라고 하고, 그러자 남자가 다시 가까이 가보는.. '거봐 아니지?' 하니까, '키스해도 안빨개질까?' 막 이러고들 있는거다. 


영어 공부에 영화 하나를 다 외우는게 도움이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전혀 하고 잇지 않다가, 오호 그렇다면 이걸 그냥 영어 자막으로 볼까, 해서 보기 시작했다. 이해 안되는 부분은 한글 자막으로 바꿔보자 했는데, 그래서 바꿔 본 부분도 있고 중간 중간 자주 나오는 단어 찾아보면서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개릿(벨몬트 카멜리)'은 학교의 하키 선수이다. 그는 성적이 엉망인데, 자기 앞자리에 앉았던 여학생인 '한나(엘리 브라이트)'가 에이를 받은걸 알고 자신의 tutor 가 되어달라고 한다. 한나는 같은 학교의 밴드 멤버인 져스틴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개릿은 그가 너에게 관심을 주게끔 하겠다면서 '너의 가짜 남자친구가 되어줄게' 라고 한다. 무릇 남자란 임자있는 여자에게 관심을 주게 되어있다면서.. 그렇게 그들은 이 거래를 성사시킨다. Deal!


이 작품은 책이 원작이고 또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 내가 보고있던 시즌1 이 <The Deal> 이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내 정서랑 안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문화 차이라고 해야할텐데, 세상에 무슨 대학생 애들이 그렇게 섹스를 잘하냐.. 대학생의 섹스는 서투른거 아닌가요. 그리고 뭘 그렇게 툭하면 파티여, 파티가...

거주에 대해서는 이제 나도 웬만큼 이해하고 있다. 이 하키 선수들은 모두 한 집에 산다. 2층 집인데 방 하나에 한 명씩 그리고 여러명이 한 집에 사는거다. 그래서 파티가 열리면 어쨌든 이 모두가 참석하고. 그리고 이 집을 방문하는 친구들은 이 여럿인 분위기에 자연스럽다. 한나도 과외 때문에 개럿을 찾아오는데, 이 많은 남자아이들 틈에서 개럿의 방에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음.. 내가 계속 써도 될까? 글이 너무 길지 않나? 다음에 이어서 써야겠다. (뚝 끊기)



책을 샀다.

















[성관계는 없다]는, 이 세상의 모든 '성관계는 없다'는 제목을 가진 책은 다 사모으겠다는 의지로 샀다. (무슨 말이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 는 사실 딱히 읽어야지 생각한건 아니었는데, 6월부터 친구랑 같이 읽기로 했다. ㅋ 과연..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정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아마도 자목련 님의 리뷰를 보고 장바구니에 넣었던 것 같은 기억적 기억... 느낌적 느낌..



오프 캠퍼스 얘기는 조만간 다시 하도록 하겠다. 이 젊은이들의 사랑에 대해서.. 하, 너무 부럽다. 사랑하는게 부러운게 아니라, 너무 젊어서. 너무 젊어가지고 막 .. 부럽다 ㅠㅠ 다시 젊어지면 공부 열심히 해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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