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졸리다. 스피킹 테스트 연습도 해야하는데 그냥 자야겠다.
오늘은 새로 사귄 중국인 친구랑 삼겹살과 떡볶이를 먹었다. 소주도 함께였다. 내가 학교에서 성인 친구를 만나게 되다니! 감개무량이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지난주 금요일에 학교에서 5레벨 학생들의 미팅이 있었다. 5레벨을 마친 후에 그 다음 과정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한거였는데, 나는 5레벨후에 한국에 돌아갈거라 굳이 이걸 들어야되나 싶었지만, 학교의 프로그램 매니저가 듣는게 좋을거라고 해서 참석했다. 가보니, 5레벨인 학생들은 우리반class 만 있는게 아니더라. 오, 다른 클라스가 이렇게 많구나. 우리 반에서 온 학생은 나를 포함해 베트남인 두 명이었고, 다른 학급에서도 중국이며 인도며 하여간 많이 왔다. 그런데, 내 앞에 앉은 중국 남자애가 너네도 5레벨에서 왔니? 하며 물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굉장히 사교적인 성격인 것 같았다. 너 어느 나라에서 왔니? 물으니 중국이라고 하더라. 나는 옆에 친구들을 가리키며 이들은 베트남에서 왔고 나는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한국에서 왔냐고 되묻더니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예 뒤를 보고 돌아 앉아서는 자기 폰으로 한국 드라마며 영화, 배우까지 다 찾아서 보여주는거다. 나 이거 봤어, 이거 정말 좋아해, 이 배우 잘생겼지, 하는 한국드라마가 좋아,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고 그래서 결국 나에게 생각하게 하고 감동을 줘, 라고 하는거다. 나는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본 게 없었어.. 미안.. 그런데 얘기가 흐르고 흘러서 이 친구가 영어로 책을 읽기를 시도하는 것도 알게 됐다. 벌써 여러권의 책을 읽었더라. 하여간 너 보캐뷸러리 훌륭하다! 막 이러는데 이제 스태프가 얘기를 시작하는데도 앞을 볼 생각을 안해 ㅋㅋㅋ 내가 너 앞에 보라고 시작한다고 했더니 자기 핸드폰에서 왓츠앱 큐알코드를 보여주면서 등록하자는거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리고는 앞에서 스태프가 우리가 앞으로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얘기하고 있는데, 그와 나는 톡으로 수다를 떨었다. 이 친구는 너무 신났는지, 이거 끝나고 나랑 같이 저녁 먹자, 고 하는거다. 크- 나는 그러고 싶었지만, 내 동생이 와있는 상황이어서, 미안하다, 다른 날 먹자, 햇더랬다. 오늘 여동생이 와서 안돼, 하고.
그 뒤로 매일 이 친구로부터 톡이 왔다. ㅋㅋ 무슨 베프된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오늘은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한 날, 삼겹살 2인분을 시켰는데 너무 적은것 같다며 떡볶이도 먹자고 해서 ㅋㅋㅋ 떡볶이도 시켰다. 술을 별로 안좋아하고 잘 안마신다는데, 혹시 소주 마셔볼래? 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소주도 한 병 시켰다.


얘들아, 이 떡볶이 23달러...

그와 내가 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둘 모두에게 외국어인 영어로 대화해야 했다. 우리 둘다 5레벨이긴 하지만, 하여간 서툰 영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서로의 말을 백프로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대충은 이해하지 않았나 싶다. 대화중에 내가 한국에서는 매일 불법촬영 범죄가 일어나고, 데이트 폭력이 일어난다고 했는데, 그는 중국도 그렇다고 했다. 똑같다고, 다만, 중국은 뉴스에서 그런걸 잘 내보내지를 않는다고... 그는 한국인들이 중국인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모든 한국인이 그런건 아니다, 미안하다, 고 말했고 그는 '네가 사과하지마, 나 이해하고 있어' 라고 말했다.
하여간 얘기하다가, 갑자기 자기가 손흥민 이랑 동갑이라는 거다. 나는.. 손흥민의 나이를 몰라요. 그래서 찾아봐야겠네, 나는 그가 몇 살인지 몰라, 했더니 1992년 생이라고 얘기해주었다. 나는 애초에 그가 나보다 어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사실 20대 후반으로 보긴 했지만, 아니, 1992년 .. 이라니.. 너무.. 젊구나.... 그리고 다른 대화를 하는 도중에, 그가 나에게 몇 살이냐고 물었다. 나는 나이가 많다, 너보다 나이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알았다고 했고 더는 묻지 않았지만, 아니, 내가 너의 나이를 들었는데 나의 나이를 말하지 않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지.. 결국 나는
I was born in..
얘기했다. 그러자 그는, '나보다 나이가 많을 거라고는 생각했고, 그런데 그게 몇 살 안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너 영거해보이네,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어' 라고 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먀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미안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그의 중국 이름 발음하기가 힘들어서 이렇게 부르면 돼? 했더니 맞다고, 코렉트 하다고 하면서 그리고 나한테 이러는거다.
"나는 너를 언니라고 부르면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빵터져서 그거 아니라고, 그거는 여자들 사이에서 부르는 호칭이라고, 영거 가이가 올더 우먼 부를 때는 '누나' 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는 luana 냐고 핸드폰에 써서 보여줬고, 나는 nuna 라고 고쳐주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식당에서 먹을거 다 먹고 나와서 클락키 한 바퀴 돌고 헤어져서 집에 왔다. 서로 집에 잘 도착했음을 알리고 잘 자라고 인사하는데, 마지막에 그는 이렇게 톡을 보냈다.
Time to sleep nuna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것. 학교 다니는 시간도 이제 얼마 안남았는데, 나를 누나라고 부르는 다른반 중국인 동생이 생겼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 참 재미지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자야겠다.
아, 그리고 내가 읽던 책 줬다. 책 읽는거 좋아한대. 내가 준 책은 이거다.
한국 갈 시간은 다가오는데 짐이 너무 많아... 한국책은 엊그제 한국사람 만나서 술 마시다가 줬고, 이 책은 중국인 친구 줬다. 아직 책이 많은데, 읽지 않아서 누구한테 주지를 못하겠네. 뭘한다고 나는 이렇게 바쁜거냐..
하여간, Time to sleep ever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