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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다락방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했는지 기억나지 않고,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회자되는 작가나 책은 아무래도 좀 저어하게 되는 면이 있다. <인간실격>도 읽었을 텐데, 내용이나 감상 모두 어렴풋하다. 젊은 시절 세상을 등진 그의 방식도 하나의 비장한 텍스트처럼 남았지만, 거기에 동의하거나 공감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쓰가루>를 읽고 나서 왜 사람들이 이렇게나 자주 그를 여전히 소환하는지 알 것 같았다. 

<쓰가루>는 자신이 나고 자란 혼슈 북단의 고향에 돌아가 옛 친구, 친척들을 만나고 어린 시절 곁에 있었던 유모를 찾아가는 자전적인 기행 소설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허구인지 그 경계가 묘하게 흐릿한 일종의 오토 픽션이다. 중간중간 쓰가루 지역의 역사나 지리적 특성을 이야기하는 대목은 조금 지루해서 호흡이 느려졌다. 다자이 오사무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흐름이 정체되는 느낌이다. 그러다 갑자기 종반부에서 유모 다케를 찾아 상봉하는 장면은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뭉클하니 좋았다. 여느 다른 책들과 달리 절정이 결말에 배치된 듯한 특이한 구조다. 그래서 더 좋았다. 마침표로 끝나는 이야기만 읽다, 이렇게 느낌표가 팍 찍히는 느낌이 신선했다.


그 둘의 재회는 의외로 담담하다. 다케가 울먹이며 장성해 돌아온 어린 시절 도련님을 얼싸안는 장면 같은 건 없다. 나이 든 유모는 담담하게 인사하고 벚꽃나무에서 가지를 꺾어다 하나씩 꽃잎을 흩뿌리며 그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돌아온 것을 반긴다. 이 절제미에서 응축된 감정의 깊이와 열기가 대단하다. 정말 깊은 것은 말해질 수도 표현될 수 없고 그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 흐릿한 지점을 예리하게 공략한다. 30년간 연락하지 않아도, 느닷없이 나타나 담담한 환대를 받을 수 있는 관계란...결국 이곳으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이었다.


-번역이 유려하고 좋아 찾아보니 유숙자라는 분이다. 이름으로 역서를 찾아보게 될 만큼 좋은 번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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