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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다락방
  • 올빼미의 낮
  • 레오나르도 샤샤
  • 13,500원 (10%750)
  • 2026-06-05
  • : 2,860

어떤 것을 목격하고 진실을 얘기하는 건 생각만큼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하필 그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닐 때, 그리고 나머지 모두가 다 함께 침묵할 때 그걸 깨고 나오는 건 더더욱 그렇다. 사람은 생각보다 더 비겁하고, 복잡한 존재다. 


레오나르도 샤샤의 <올빼미의 낮>은 백오십 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흔히 이 정도 분량이면 앉은 자리에서 집중하면 두어 시간 정도면 읽어낼 수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며칠에 걸쳐 집중해서 읽어야 사건의 내막과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가까스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다층적인 결과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점의 변화가 계속되긴 하지만,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은 농밀한 페이지터너다.


첫 장부터 귀를 찢을 듯한 총성이 울리며 시작한다. 바로 살인이 일어나는 것이다. 시칠리아 팔레르모행 버스에 올라타려던 건설협동조합장의 죽음 이후 이 사건을 맡게 된 군경 벨로디 대위는 정보원 파리니에두에게서 연이어 벌어진 농부의 실종 사건까지 연결 고리를 찾게 된다.


이 사건의 정점에는 '마피아'가 있다. 우리가 영화 '대부' 같은 곳에서 떠올리는 그 끈끈한 혈족 같은 마피아의 유대는 이탈리아에서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를 공공연하게 거론하는 것은 하나의 금기로 작용한다. 바깥에서 보듯 낭만적이고 미화된 캐릭터의 어두운 뒷 배경 정도가 아닌 것이다. 작가 샤샤는 이 소설의 분량이 이렇게 줄어든 데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마피아의 거대한 영향력이 있었음을 작가 노트에서 고백한다. 덜어내고 또 덜어낸 이유를 솔직하게 항변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마지막에 덧붙인 작가의 이야기는 어쩌면 이 이야기를 완성하는 하나의 눈속임 장치인지도 모른다. 즉, 이 정도로 두려워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어쩌면 비겁한 공모의 풍자일 수 있는 것이다. 


정의를 믿고 그것의 실현을 추구하는 청년 장교와 노인이 된 마피아의 대화 장면은 영화의 한 씬처럼 인상적이다. 노인은 사회, 국가, 법망의 외부에서 하나의 힘이 된 그 불의의 세력을 이 청년에게 이해시키려 해보지만, 물론 실패한다. 그러나, 그가 이 파르티잔 출신의 청년에게 '인간'이라고 칭한 것은 그 젊음이 가지는 무모한, 무해한 희망에 대한 일종의 경의 또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올빼미의 낮>의 미덕은 이것이다. 이 복잡다단한 인간과 그 인간들이 엮어내는 그 역동의 가운데에서 섣불리 판단, 재단하려 하지 않는 작가의 신중함이 결국 독자들에게 저마다의 감상을 살아내기를 바라는 것. 절대악을 성토하는 것으로 납작하게 눌러버리지 않고 그 악을 눈앞에 갖다댐으로써 어떻게 대결해야 할지를 개인 각자의 교훈으로 남겨두는 틈에서 작품의 깊이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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