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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의 다락방
  • 누구
  • 아사이 료
  • 15,300원 (10%850)
  • 2024-07-05
  • : 563

<정욕>의 작가 아사이 료가 23세에 쓴 소설로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대학교 5학년 취업 준비생 다섯 명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는 흡인력으로 독자를 끌고 간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호흡이 짧은 단문의 문장들은 단 하나도 남용되거나 모자라지 않게 있어야 할 딱 그 자리에 있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이 작가가 얼마나 주제 의식에 충실한지, 그리고 그 주제로 뻗은 자기만의 경로를 확실하게 제대로 짚어 나갔는지 깨닫게 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첫장면은 주인공이자 화자인 다쿠토의 룸메이트 고타로의 밴드 은퇴 라이브 공연 현장이다. 대학 시절의 낭만은 이제 끝났다. 연극 동아리를 했던 다쿠토, 고타로의 여자친구였던 미즈키, 미국 유학생으로 온갖 스펙이 짱짱한 리카, 그런 리카와 동거하며 취업 전선에서 한 발짝 떨어진 척 은근히 과시하는 다카요시, 다쿠토가 아르바이트 하는 곳의 선배 사와. 이들은 이제 모두 사회로 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자신들을 증명해 내기 위해 서로 정보를 나누고 응원하며 함께 한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물론, 이게 이 소설의 전부일 리는 없다. 다쿠토는 주인공이면서 주인공이 아닌 듯 이들을 관찰한다. 누구나 욕망으로 들끓고, 사회가 제시한 기준에 맞추기 위해 분투했던 그 한때를 떠올리는 모습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트위터,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다른 속마음을 올리고, 현실을 부풀려 전시하고, 은밀히 서로를 공격하는 그 이면은 적나라하다. 관심 없다고 이야기했던 회사의 면접장에서 마주치고, 나보다 먼저 입사한 친구의 회사를 은근히 깎아내리고 공격하는 일도 낯설지 않다. 그 기저에는 '불안'이 있다. 이제 더는 어른이 생애 주기에 맞게 끌고 가주지 않는 생의 전장에 떠밀려 나가야 하는 청년들의 불안은 초라하고 찌질한 자신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당당히 내보일 수 있는 '누구'가 되고 싶은, 되기 위한 초조함말이다. 


결국 들키고 마는 그 이면에서 진짜를 찾아낼 수 있을지 그 마지막 희망의 틈새를 엿보는 결말도 넘치지 않는다. 온라인에 전시하는 그 숱한 페르소나들 틈새에서 진짜를 찾아 헤매는 청춘들의 서글픈 자화상의 민낯에서 문득 누구나 자신의 한때, 지금, 미래를 만나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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