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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풍경
  • 다락방  2026-01-16 09:50  좋아요  l (1)
  • 저도요, 단발머리 님. 저도 그런 아기였어요. 저희 부모님은 연애 결혼 하셨지만, 엄마는 결혼하고 나서야 아빠가 많은 걸 속였다는 걸 알게 되셨고, 헤어지고 싶다, 헤어져야겠다, 라고 생각했을 때 뱃속에 제가 있었다고요. 제가 페미니즘을 만나고 고통스러웠던 지점이 아주 많았지만, 그중 가장 큰 부분이 엄마의 삶에 관한 것이었어요. 지금은 엄마의 삶을 내가 뭐라고 나빴다 좋았다 얘기할 수 있겠나, 생각하기는 하지만, 엄마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우리를 낳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엄마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훨씬 더 자유롭지 않았을까, 아빠로부터 날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거든요. 그 시간들이 너무 괴로웠어요. 엄마의 자유에 대해 정말 자주, 계속 생각합니다.

    엄마란 뭘까요, 단발머리 님.
    엄마란 도대체 뭘까요.

    어제 여동생이 싱가폴에 왔거든요. 조카들이랑 영상통화하는데, 참 좋아보이더라고요. 여동생은 엄마를 가지기도 했으면서 동시에 자신이 엄마이기도 하잖아요. 엄마를 가졌으면서 엄마이기도 한 삶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주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발머리 님이 이미 하고 계신 일이고요. 앞으로 남은 생 내내, 계속 누군가의 엄마일 거잖아요. 자식에게 계속 생각나는 사람, 의지되는 사람일 것이고요. 단단히 엮여있을테고요.

    엄마에 대해 쓴 글들은 필연적으로 쓰여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그러나 반칙같다고도 생각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공감하는 정서를 얻고 시작하게 되잖아요. 미셸 자우너의 글을 읽기전에 이미, 이 글은 감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를 짐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반칙 같은데, 그래서 또 읽어보게도 되고요.

    돌체라떼 먹고싶네요. 저 여기 와서 단 거 엄청 먹어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인생 뭔지.....
  • 단발머리  2026-01-16 19:05  좋아요  l (0)
  • 아... 어머님의 이야기에 마음이 뭉클하네요. 엄마는 아기를 낳고 그 삶이 완전히 달라지니깐요. 더 자유로워졌을 수 있죠. 다른 삶이 열렸을 수 있고요. 하지만 다락방님의 어머님은 좀 다르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어머님 삶은 주인공은 어머님이니깐요. 하지만, 저도 어머님의 자유에 대해서는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가 참 사랑하는 자유...

    저는 이미 결혼을 했고, 지금도 결혼 생활 중에 있는 사람이라서요. 제가 생각하는 모성과 사랑, 애정과 돌봄이 이성애 가족의 틀 속에서 이해되고 상상된다는 점에 대해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인간은 자기합리화가 매우 자연스러운 존재라, 저 역시도 저의 선택, 저의 과거, 저의 결정에 대해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강할 테구요. 다만, 저는 단 한 번 뿐인 삶에서 나의 선택으로 이어진 만남의 소중함에 방점을 찍고 싶어요. 내가 만난 사람, 나와 이어진 사람. 내 선택으로 이 세상에 왔지만, 내게 한없는 기쁨을 주는 그런 고마운 존재에 대해서요.

    돌체라떼 참말로 맛있어요. 아껴 먹었는데도 ㅋㅋㅋㅋㅋ벌써 빈 통이 몇 개인 것입니까ㅋㅋㅋ 싱가폴 특유의 달콤한 음료 맘껏 마시는 시간 보내시길요. 여동생이랑 둘이 계신건가요? 아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잼나겠어요!
  • 책읽는나무  2026-01-17 10:07  좋아요  l (1)
  • 읽다보니 나도 그런 아기였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엄마와 대화를 하다가 엄마에게 아빠와 왜 이혼하지 않고 살았느냐고 물었던 적 있었거든요. 그때 엄마가 바로 너희들 삼형제 때문이었다고 나는 절대 내 아이를 버리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셨죠. 그 말이 어린 시절엔 너무나 감동적이어 내가 정말 엄마에게 잘해야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살았었는데 내가 자라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어 살아 보니 나도 역시 내 엄마의 분신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자긍심? 그런 맘도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내 엄마에게 감옥을 만든 장본인이 나였던가? 그런 생각이 들면 좀 슬프기도 하더라구요.^^
    지금 상황과 우리 부모님들의 상황이 참 많이 달라 부모님들은 자식들 때문에 참고 산 세월이 많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인지 현재 우리? 여성들이 내 어머니를 떠올려 반추하며 내 삶을 또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엄마라는 존재는 살아계셔도 돌아가셨어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깊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같은 책을 읽어도 단발 님의 해석은 늘 새롭고 놀랍습니다.
    그리고 돌체라떼는 한동안 막내딸이 엄청 마셔대던 라떼였던지라 좀 웃음이 납니다.ㅋㅋㅋ
    막내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일 년동안 먹는 타입이거든요. 그러다 다른 것에 꽂히면 또 그것만…ㅋㅋㅋ
    그때 딸 때문에 돌체라떼 마셔보곤 저는 깜놀했던 기억이 나네요. 넘 맛있어서요.ㅋㅋㅋ
  • 단발머리  2026-01-18 22:00  좋아요  l (1)
  • 아... 우리네 어머니들의 사연이 어쩜 그리 똑같은지 모르겠네요. 엄마를 묶어둔 사람은 정말 ‘우리‘였어요. 근데... 저는 글에도 썼지만, 그 때 제가 엄마를 묶어두기도 했지만 ‘살렸다‘고도 생각하거든요. 엄마가 가끔 그 때 이야기를 하시면 그런 말씀을 하세요. 막 복잡하고 정신이 없을 때... ‘엄마, 엄마!‘ 저희 남매가 엄마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드셨다고요. 슬픈 생각이기는 하고 또 속상하기도 하죠. 그걸 부인할 수는 없는데, 또 그만큼 그 때 엄마의 그 선택이 중요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돌체라떼 정말 맛있어요. 저는 가끔 사먹기는 하는데, 친구가 박스로 보내줘서 쌓아두고 먹고 있습니다. 달콤한 그 맛을 보면 도대체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달콤한 나날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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