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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 이정하
  • 15,030원 (10%830)
  • 2025-01-31
  • : 250

오랜 만에 만나게 되는 '이정하' 시인의 산문집이다.  시인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로 처음 시인의 책들을 접하게 됐다. 너무도 감성적인 시집의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었다. '어쩌면 저렇게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감성적인 시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그당시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이다. 
"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그리하여 그와는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랑은 가혹한 형벌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사실을 깨닫고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랑은 왜 이처럼 현명하지 못한가 모르겠다. "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의 시인의 말 중에서)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는 초판이 나온 1994년 즈음에 읽었으니 이미 30여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이후에도 시인의 시집, 산문집을 읽었는데, 여기 저기 찾아보니 <우느라 길을 잃지 말고 /문이당/ 2018>,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문이당 2019>의 리뷰가 남아있다.  그래서 그 리뷰들을 읽어 보니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의 리뷰를 쓴 당시에 가슴 아픈 일이 담겨 있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반려견을 보내고 읽은 책이기에 마음에 더 깊은 공감을 줬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은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은 개정판이다.  이 책은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1>은 1998년에,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2>는 1999년 그리고 2005년에 자음과 모음에서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로 출간됐다. 1998년에 최고의 베스트셀러, 2000년에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 25년 전, 화제가 됐던 바로 그 책"이 또다시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시인의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 익숙한 문장들이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다. 
" (...)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견딜 수 있으나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 못내 괴롭다는 사람들. 이 책은 그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다. 사랑하지 않아야 할 대상을 혼자서 외롭게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 (1998년 초판 책머리글 중에서)
이 책은 시와 산문이 섞인 산문집이다. 시로 다 쓸 수 없는 시인의 마음이 산문으로도 쓰여졌기에 시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산문으로 다가올 수 있는 마음이 혼재해 있다. 
이정하 시인이 아픈 사랑의 시 그리고 안타까운 시를 많이 썼는데 그 아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창시절 교회에서 성가대 반주를 하던 그 애를 향했던 아픈 사랑, 잊을 수 없는 사랑, 짝사랑이었던 그 사랑.
시인은 그때의 사랑 이야기를 " 슬픔은 방황하는 사랑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그건 내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 (p. 43), 시인은 십 대의 마지막 겨울에 이런 아픈 사랑을 가슴에 담았던 것 같다. 
빈센트 반호가 사랑한 외삼촌의 딸이자 젊은 미망인인 케이포스와의 아픈 사랑이야기는 감동을 준다. 외삼촌이 딸과의 만남을 방해하자, 거기에 있던 촛불 속에 손을 넣으며 한 말,
" 이 불꽃 속에 손을 넣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좋으니 그녀를 만나게 해 주십시오." (p. 27)그리고 왕실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윈저공 이야기,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등의 이야기도 감동을 준다. 
" 사랑은 결국 나 자신의 존재까지도 그대에게 주는 것임을 " (p. 25)
 젊은 날에 시인의 책들을 읽으면서 위로 받았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인생을 뒤돌아 볼 때에 그때 그 사람을 사랑한 것은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었을지라도 그건 한 자락의 추억이자 삶의 일부분이었고 그로 인하여 성장할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만남
세상의 모든 만남은 행복이다.
잠시라도담아 둘 수 있어서
세상의 모든 만남은 슬픔이다.
그 사람을 내내 담아 둘 수 없기에 

사랑이 요구하는 건
사랑은 많은 걸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따스한 관심만 필요할 뿐 (p.161)

 <우느라 길을 잃지 말고 /문이당/ 2018> 리뷰 :  [알라딘서재]<우느라 길을 잃지 말고> 이정하의 에세이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문이당 2019> 리뷰 :  [알라딘서재]<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가을에 어울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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