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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타스틱한 독일 가곡을 게시해보겠다는 전언을 어느 분께 드린 바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 가곡도 아주 좋아하여 자주 듣는 편이다. 그러나 내게나 판타스틱한 것이지 다른 분들께는 재미없고 밋밋한 가곡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부인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독일 가곡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가장 좋아하는 성악가 3인의 노래를 올려볼까 한다. 그 3인은 이안 보스트리지(Ian Bostridge), 제라르 수제(Gerard Souzay), 프리츠 분덜리히(Fritz Wunderlich)이다. (작곡가는 베토벤과 슈베르트로 한정합니다)



인간의 삶에서 '정합'은 타로부터의 신뢰와 믿음 그리고 자신으로부터의 용기와 바른 행동의 원천이 된다. 평소 누군가가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일관성있는 그 행위를 중시하며 그에 경의를 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로 내적 부정합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 내적 부정합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시시때때로 그 말이 바뀐다. 즉, 주어진 상황이 변하면 말의 내용도 따라 바뀌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말이 진심인지 전혀 알길이 없는 것이다. 결코 믿을 수 있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다.



그리하여 정합성을 유지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하지만 나의 머리와 가슴에 부정합을 일으키게하는 두 사람이 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베토벤과 슈베르트이다. 이 위대한 두 인물을 알게 된 후로, 나는 A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시집은 B에게 가는 여인의 심정을 이해할만 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되었다. 이는 분명 내적 부정합이지만 말이다. 나도 다를 바가 없는 사람이니 이해를 하는 것이겠지 싶다.



사적으로는 베토벤에게 가장 큰 경의를 표하며 음악사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영예를 드린다. 그러나 나의 애정은 슈베르트에게 가있다. 이성적으로는 베토벤에게 시집을 가야 합당하지만 가슴으로는 슈베르트를 향하고 있는 이 부정합의 이중성, 스스로 잘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ㅠ. 물론 바흐나 모자르트 또는 쇼팽을, 아니면 다른 작곡가를 음악사 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의 반열에 놓는다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니 말이다.



베토벤은 악성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28세에 이미 그의 귀는 그 능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귀 경화증을 앓고있었던 것이다. 그의 위대한 작품들 대부분은 그의 청력에 문제가 생긴 이후에 쓴 곡들이다. 그의 주요 작품들은 그가 서른이 된 이후에 썼다. 그의 출현과 업적은 서양 음악사의 획을 그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서양 음악사는 베토벤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바로크의 뒷 문을 걸어 잠갔고 고전파의 새로운 문을 열어 살았으며, 낭만주의로 가는 창을 열어준 장본인이었다. 나아가 음악의 대중화는 베토벤으로부터 시작했고 후대 음악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베토벤은 '위대하다'는 수식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 수 없다.




[[[ 분덜리히가 부른  베토벤의 아델라이데 입니다. 아주 많은, 셀수도 없이 많은 성악가들이 같은 노래를 불렀지만 가장 사랑하는 버전은 분덜리히 버전입니다. 분덜리히를 편애하기는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아델라이데 만큼은 이안 보스트리지도 분덜리히에게는 안됩니다 . 아델라이데는 분덜리히에게서 정녕 판타스틱한 예술이 됩니다.]]]



1797년생 슈베르트에게 1770년생인 베토벤은 아버지뻘이나 다름이 없었다. 슈베르트는 자신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베토벤이 빈에 와있다는 것을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러나 베토벤이 슈베르트의 재능을 알아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베토벤이 세상을 등지기 겨우 1개월 전에서야 슈베르트의 가곡에 담긴 비상한 재능을 알아본 것이다.



슈베르트는 너무나도 수줍음을 타는 성격의 인물이었다. 베토벤을 한없이 존경했고 그를 만나고 싶어했다. 그러나 찾아가 인사를 드릴 용기를 감히 내지 못했다.  서로 지척에 거주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베토벤이 슈베르트의 재능을 좀더 일찍 알아봤더라면 두 사람의 만남을 그만큼 일찍 이루어졌을 것이지만 현실은 그러질 못했다.

베토벤이 많이 아파서 자리에 누워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문병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냥 가면 될 것을 이 용기 없고 수줍음을 심하게 타는 슈베르트는 신들러의 안내를 받아야 했다. (하... 답답해 슈베르트 형, 진짜~)



자신을 문병온 슈베르트의 얼굴을 보며 베토벤은 그에게, '자네가 슈베르트인가... 자네를 만나고 싶었네. 좀더 일찍 찾아오지 그랬나. 자네의 악보들을 봤다네. 자네는 틀림없이 최고의 작곡가가 될걸세' 라고 말했다.
(그러게 진즉에 좀 찾아가잖구~!! 우물 쭈물하다가 둘이서 알콩달콩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그렇게 놓쳤다 ㅠ)




두 사람의 너무나도 아쉬운 만남이 있던 1주일 후, 베토벤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베토벤의  장례식이 있던 날 광장에는 2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8명의 악장들이 그의 관을 들었다. 훔멜도 그 중에 있었다. 그리고 슈베르트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며 베토벤의 장례식에서 횃불을 들고 행렬의 맨 앞에 섰다. 체르니도 함께했다. 그리고 너무나 안타깝게도 슈베르트는 1년 뒤 세상을 등졌다. 그의 나이 비로소 홀로 선다는 이립, 31살이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나이이던가... 슈베르트의 죽음은 나를 정말 슬프게한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





[[[ 제라르 수제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슈베르트를 가장 잘 전달하는 듯 하다 ]]]



그리고 생전에 그토록 존경했지만 제대로된 만남을 해본 적이 없는 베토벤 바로 옆에 나란히 누워있다. 서로를 이웃하여 있으니 이제 두 사람은 살아서 서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끝없이 나누고 있을 것이다. 



서양 음악사를 관통하여 다루고 있는 '음악의 유산'은 모두 11권으로 되어있다. 각 권의 전체 크기는 매우 큰 편으로 가로 23cm 세로 30cm 이다. 쪽 수는 약 200 쪽이다. 어찌보면 각 권은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4권은 오로지 베토벤과 슈베르트 만을 다루고 있다. 이 두 사람이 가지는 음악의 역사를 그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었는지 알 수 있게하는 대목이라 본다. 음악에 관한한 나는 내적 부정합을 극복하지 못한 자로서 결코 믿을만 한 사람이 아니다. 사랑하는 슈베르트여, 안녕!!


표는 베토벤에게 드리지만 마음은 슈베르트에가 가있는 이 나의 내적 부정합을 다시 발생하게 하는 두 인물이 있다. 바로 이안 보스트리지와 분덜리히이다. 표는 이안 보스트리지에게 드리지만 나의 사랑은 온전히 분덜리히 형께 드린다. 분덜리히 형님이 부른 슈만 '시인의 사랑'은 가곡의 새로운 표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이안 보스트리지의 성대를 통해 나오는 독일어는 예술이 된다 ]]]



분덜리히는 전 세계의 비극을 불러온 대공황의 시대 1930년에 태어났다. 나치가 정권을 잡자 분딀리히의 아버지는 직장을 잃었다. 끝내 취업이 되지않자 분덜리히의 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분덜리히의 당시 나이 다섯살, 1935년의 일 이었다. 분덜리히는 굶기를 밥먹듯이 했다.

힘든 삶을 살아가던 그가 어느 날 노래로 인정받았다. 다른 프로 성악가들에게 발성법을 가르쳤다. 카라얀이 분장실로 찾아와 전속하자고 애원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전설의 그 카.라.얀.이 분.덜.리.히.에게 까였다. 물론 분덜리히께서 너무나 일정이 바빠 어쩔 수가 없었던 탓이다. 그렇게 그는 성악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덕분에 그는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믿어주는 아내와 가정을 꾸릴 수 있었고 아들도 낳고 딸도 낳았다. 이제 그에게 충분히 행복해도 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출연하기로 계약을 하고 떠나기 전에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다. 아내와는 전화로 잘 자라는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던 그가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그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의식 불명이었다. 1966년 그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그의 나이 향년 35세였다.
그의 노래를 들을때마다 나는 눈물이 흐른다. 분덜리히여 안녕....!





[[[ 최근 어느 분의 서재에 방문했다가 읽으시는 책의 두께에 압도되어 껌뻑 죽고 말았다. 엄메 기죽어~!!  하는 심정 말이다. 그런데 그 두께 좋은 책에 껌뻑 죽으면서도 기분은 아주 좋아진다. 그런데 어느 날, 중고 서점에 들렀다가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서 얼른 들여온 이 책, 음악의 유산을 구입한 후 가장 먼저 책장을 열어본 것은 4권 베토벤과 슈베르트 였다. 그런데 뜻 밖에도 그 안에서 A4용지 2장이 반 접혀서 끼워져 있었다. 그걸 펼쳐보는 순간... 그만 놀라고 말았다. 그것은 베토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가족사, 음악사를 모조리 정리한 페이퍼였다. 전 주인은 진정한 베토벤의 마니아였던 것이다. 나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런 마니아 말이다. 나는 그만 책의 전 주인에게 껌뻑 죽고 말았다. 음메 기죽어~!! ]]]




[[[ 음악의 유산 전 주인이 책 속에 남겨둔 페이퍼, 아... 도대체 베토벤을 얼마나 좋아하는거지??? 어느 알라디너가 읽는 책의 두께에 껌벅 죽듯이 이 페이퍼에 그만 다시 껌뻑 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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