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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ule  2015-02-03 22:14  좋아요  l (0)
  • 한 달에 한 번씩 우엉을 사다 채썰어 말려서 덖는데 오늘이 덖는 날이었어요. 생각보다 우엉이 빨리 떨어져서 이번에는 욕심을 부렸는지 양이 많아 평소에는 한 시간이면 덖을 것을 두 시간이나 했더니 녹초가 돼버렸어요. 그래도 내일은 우엉차를 끓여 마실 수 있겠다 생각하니 아이고 뿌듯해라 ㅋㅋ

    남이 보다 만 헌 책, 저도 꽤 싫어라하거든요. 근데 그게 저의 허영, 사치 폴더에 들어가는 것 같아 혼자 괜히 눈치보며 입 꾹 다물고 있었어요. 근데 이제 어깨 펼래요. 제 어깨 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잔반으로 차린 밥상이라는 비유... 너무너무 좋아요. ㅎㅎ 거기에 덧붙여 저는 도서관이나 서점 시끄러워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책들이 떠드는 소리에 조금만 있어도 금방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나중에는 어지럽고 속도 메스껍고 ㅋㅋ 그래서 제가 대장 노릇할 수 있고, 제 마음에 드는 책들만 들어앉아 입 다물고 가만들 있는 제 책장이 좋아요. 서점보다는 백화점이 좋구요. ㅎㅎ
  • hanicare  2015-02-04 12:20  좋아요  l (0)
  • 가정경제 파탄나는 정도 아니면 약간의 사치와 허영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일말의 허영도 없는 사람은 살벌해서 싫어요. 인간이 동물에서 좀 발전한 원동력 중 하나가 허영심도 있지않을까 싶거든요.인간이 인간다우려면 약간의 허영은 양념으로 ㅎㅎㅎ

    저는 어릴 때는 예쁘고 상냥한 언니들(예전엔 특히 인형처럼 예쁜 여인네들로 엄선된 엘리베이터걸이 있었거든요.)과 반짝반짝 디자인 좋고 질좋은 제품때문에 백화점을 좋아라했어요.(단,바겐세일 중의 백화점은 딱 질색.)

    도서관도 좋아해요. 초딩때 햇빛 눈부신 하얀색 어린이전용 시립도서관 별관에 들어갔을 때 마치 3단 케이크에 떨어진 개미처럼 황홀했던 기억,잊을 수가 없네요.그때 점심으로 호빵 하나 우유 하나 사면 딱 백원이었던 것도 좋았구요.

    호텔도 나름 좋아합니다.특히 여름 휴가 때 패키지의 조식부페가 좋아요.취사 청소 세탁 이딴 것들이 얼마나 내 신경을 좀먹는가 절실히 느끼죠.내 사생활에 빨대와 확대경,이빨을 들이대지 않는 건조한 친절이 좋더라구요. 그리하여 언젠가 쥴님께 그런 댓글도 달았죠. 장기투숙되는 괜찮은 호텔에 가방 하나 들고 들어가 살고 싶다구요.^^

    흠 이러고 보면 부자이긴 해야 하는데 이승에서는 힘들 거 같네요.상상이라도 넉넉히~



  • 치니  2015-02-04 13:44  좋아요  l (0)
  • 와, 이 짧다면 짧은 페이퍼 안에 대체 얼마나 많은 통찰의 내력이 들어갔는지, 적어도 세 번은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요.
    이성복, 바그다드 카페, 최승자, 키에슬로프스키......으음, 저도 역시 그 세대가 전혀 낯설지 않네요.
    `접속`을 끝으로 저 역시 그의 영화는 안 봤지만(영화가 재미없었으니까), 책은 괜찮은 모양이네요.
    걸어 갈 만한 도서관이 늘상 꿈인데 생각보다 대한민국에선 쉽지 않아요. 여기서조차도 차를 타고 가야하니, 마음은 늘 가고 싶어하는데 몸이 안 따라주네요. 이 포스팅 본 김에 조만간 가야겠어요.

    장서의 괴로움 운운하는 헛소리 대목에서 또 크게 웃었습니다. 하니케어 님 포스팅은 읽자마자 속이 시원해지는, 대빵 잘 듣는 소화제 같아요.
    위에 답글 쓰신 것처럼 저도 호텔 좋아요. 로또 되면 집 안 사고 전 세계 호텔 돌아다니며 장기투숙하겠노라, 늘 그랬는데 뭐 로또는 무슨. 가끔이나마 제주도에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쁘장한 단독 펜션이나 호텔 중 하나라도 가서 며칠 자고 오고 싶을 뿐입니다.
  • hanicare  2015-02-05 12:43  좋아요  l (0)
  • 언제나 없는 재주에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주절주절 끄적거려
    포스팅을 올리거나 댓글 달 때 송구스런 마음이 자주 들어요.
    (늙으면 입은 꼬매고 지갑은 열어놓으라 했건만,에휴)
    과찬하셨지만 서재동네분의 따뜻한 격려(?)로 생각하고 감사드립니다.

    집 위치가 걸어서 마트 도서관 대중교통 이용이 손쉬운 곳이면 참 좋겠지요.
    저는 집에서 도서관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되네요.(마트는 차를 이용해야함)
    새 도서관이고 창가에 Bar처럼 주욱 붙여놓은 좁은 책상에 앉으면
    맞은 편에는 오직 하늘과 나무와 얕은 산이 있을 따름이어서
    타인과 마주 앉을 필요 없다는 것이 더욱 좋아요.감사할 일 중 하나입니다.

    스님들이 도 닦을 때
    제일 먼저 가족과 인연을 끊고 출가해서
    머리 깎고 제복입고 탁발한 이유를 알겠어요.
    일상을 기본 수준이라도 유지하면서 도 닦는 게 힘든 일이라 그랬겠지요.
    침식 제공되는 곳에서 암 생각없이 한 달만이라도 빈둥거리고 싶은 게 소원 중 하나입니다.

    일상이란 이토록 사소하면서 이토록 무겁군요.
  • chaire  2015-02-05 16:50  좋아요  l (0)
  • 호텔은 아니고 친구가 잡아놓은 레지던스에서 침대에 몸을 기대고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의 등그림자를 느끼며 손전화의 작은 자판을 간신히 누르고 있노라니, 제 검지가 너무 느려 하고 싶은 말이 계속 사라져가네요. 뭐 덧붙일 말도 없습니다만 구구절절 마음을 달구네요. 아, 사람이 이렇게 섬세하게 생각을 정돈하고 다림질하며 살아야 하는데 전 꾸역꾸역 종이 구기듯 뭉개며 사는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내 발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구석으로 떠밀리게 되는 듯... 상처받은 자들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는 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또 이상하게도 상처받은 자만이 상처받은 자를 알아보는 것도 같고. 어쨌거나 상처를 묵은때처럼 키워선 안되겠다고 다짐. 이성복의 시, 또 뒤지게 만드시네요.
  • hanicare  2015-02-06 10:43  좋아요  l (1)
  • 이성복의 시집 `남해금산` `그 여름의 끝` 질기게 읽었네요.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 즐거운 일기` `기억의 집`
    신대철,황지우,오규원.(황인숙 허수경도 넣어줄까요.)
    아, 참 기형도가 있었군요.봄날 저녁 그의 사망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곧 그는 신화 비슷한 것이 되었죠.

    그 당시 내 주위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음반같은 것도 구하기 힘들었고 소문으로 글로만 듣던 영화들도 접하기 힘들었죠. 나라가 촌스럽고 척박했고 그 중에 지방은 더 척박한 토양이었으니까요.

    그 중 최승자 시인을 가장 좋아했는데schizophrenia라니. 충격을 받았었어요. 그 재능이 아깝고 ! 결국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나. 시인에게 깃들 곳이 이 나라엔 그 병동 밖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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