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덮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은 오랜만인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솔직히 로맨스 소설보다는 추리소설에 가까워서 더욱 재미를 더했던 거 같아요. 이 책의 처음 시작은 어찌보면 진부하면서 식상한 연인들의 끝을 보기엔 적당한 스토리였습니다. 한나의 연인, 지몬과의 일상은 아름다웠던 지난 시절을 잡고 놓치기 싫어하는 억지스런 이야기였는데, 그 이야기도 지나고 보니.. 너무 안타깝기만 하네요. 이야기는 새해 아침 지몬이 요나단의 자전거에 한나가 자신에게 준 다이어리를 놓고 간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다이어리에는 한나가 극복할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써내려간 1년치 일정이 적혀있었고요. 그 일정대로 실천하는 건 요나단이었지만, 마치 그렇게 흘러갈 인생처럼 하나씩 실행에 옮기면서 인생이 바뀌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우연들을 잡고 요나단의 생각들이 변하는 과정들은 저 또한 같이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이 변하게 되어 정말 신기했습니다.


한나와 요나단이 다시 만나는 장면은 정말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고, 그녀를 만나게 된 기쁨도 잠시,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돌아선 그녀.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만 하죠. 혹시나 당신이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미미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마음속 재고정리를 해요.”-[p.540] 그녀와의 위기가 계기가 돼서 그는 과거를 알기 위해 용기를 내었고, 후회와 죄책감을 풀어내고, 그리고 모든 감정들을 내려놓고 용서란 것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해결되는 과정들이 너무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한나가 사는 세계와 요나단이 사는 세계는 빈부의 차이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다른 상황이었지만, 그녀처럼 밝은 사람이라면 누가봐도 좋아했을 거 같네요. 이 책의 강점은 탁원한 감정묘사 인 거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을 보면서 멍청하고 바보같은 게 떠올라 자존감이 낮아지는데, 그 감정을 추스르고 잘 극복해나가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너무 잘 쓴 소설이란 생각을 안할 수가 없네요. 어디서든 마주칠 수 있는 운명이었지만, 번번히 지나쳤던 인연을 다시 만난다는 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그녀가 지나쳤던 순간들을 다른 시점으로 풀어낸 플롯도 마음에 들고요. 그 둘이 이어졌다는데 정말 감사하네요. 저도 제 자신을 위한 일년 다이어리가 필요한 건 아닌지 잠시 생각해봤습니다만, 너무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게 젤 좋은 삶이란 생각이 들어 짧게나마 계획만 잡아봅니다. 앞으로 힘들때마다 기운내서 다이어리처럼 펼쳐봐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