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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케네디의 작품은 언제나 섬세한 감정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주인공은 영상의학과의 촬영기사 로라인데, 그녀의 일상은 현재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느끼는 재밌지도 행복하지도 않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CT촬영을 하면서 의사보다 먼저 결과를 알 수 있는 직업이 그녀를 너무나 괴롭게 합니다. 누구보다 일처리를 잘한다는 것을 전혀 행복으로 여기지 않는 그녀를 알게 될수록 그 답답한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에 같이 힘들어집니다. 남편과 아이들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하지만, 밝은 그녀의 성격은 어쩌다보니 일을 완만하게 해결하기위해 항상 마찰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다 학술대회에 참석하러 가게 되면서 우연히 그녀는 인생일대의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너무나 말이 잘 통하는 남자, 그녀와 코플랜드는 서로의 아픔을 풀어냄으로써 서로에 대해 알게 됩니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지만 계속 만남을 이어가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게 표현되어 흐믓해지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끊임없이 대화를 해도 지루하지 않는 사람,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서로 배려하고 각자 할 일을 찾아 일하는 사람, 그 둘은 어째서 지금 만나게 된 것인지.. 정말 반쪽이라는 말이 존재한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서로에 대해 너무나 밝은 사람들이었다. 그녀가 여태까지 수동적으로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면 지금은 자기 자신을 위해 행복하기 위해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감동받고 같이 행복해졌다. 당신은 사랑받고 있어요. p.289 그 말이 그동안 그녀에게 얼마나 필요한 말이었는지 너무나 똑같은 두 사람에게 서로는 너무나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과는 반대로 그는 그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나보다. 생각외의 반전에 나조차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역시 결혼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이 죄악이 되는 걸까?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결혼생활을 이어지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잃어버리게 되는 것일까. 그녀는 그를 만나는 그 짧은 5일 동안 이전에 특유의 밝은 성격과 유쾌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와 그녀는 그 기간 동안 만남으로써 나를 좋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천생연분이 되었을 법한 그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되었다면, 힘들어도 항상 웃어줄 수 있는 아내, 남편이 되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면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사랑을 만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와 헤어지고 그녀는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었던 행복을 놓친 상실감과 우울증에 고생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가 강해질 수 있고, 자신 스스로를 챙기며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를 만나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닐까. 소설이지만, 그녀의 삶은 지금 살고 있는 패턴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평범한 일상에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