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영혼이 뒤바뀐 여자
엘사 왓슨 지음, 황금진 옮김 / 레드박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이 스토리가 연상될 수 밖에 없었던 소설중에 하나였다. 개와 영혼이 바뀌어서 개의 삶과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러브스토리를 끼워놓았을 법한 진부한 내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특별한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진부한 내용이라도 연출이 다르면 다른 영화처럼 느껴지듯이, 그녀 제시카와 그녀의 개, 조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망해가는 카페를 살릴려고 온갖 애를 쓰는 그녀, 제시카는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기에 조에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해보였다. 그녀처럼 개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현재 궁지에 몰린 그녀의 상황은 그녀대로 노력은 했겠지만, 그 노력이 현재의 이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없었을거란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개가 되어 주변인들의 속마음을 알아가는 역발상적인 과정은 비밀스러우면서도 상황을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녀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알지 못하고 얻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개가 됨으로써 얻게 되었다.

 

조에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과 자신감 넘치는 행동은 인간이 됨으로써 상당히 극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남들의 시선을 인식하는 제시카라면 할 수 없던 일들을 너무나 쉽게 하면서 일으키는 사건마다 황당한 것들밖에 없다보니 이 보다 더 사고뭉치 조에를 잘 표현할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항상 고민거리를 끌어안고 제시카에게 즐겁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조에. 제시카에 대한 신뢰와 조에에 대한 믿음이 쌓이는 장면은 그 하나하나가 정말 훈훈하고 따뜻하게 번졌다. 조에가 제시카한테 알려준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 개가 좋아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반려견에 대해 이해하게 만드는 방법, 지금 왜 행복하지 못하게 사는 것인지 알려주는 발상, 두 영혼은 바뀜으로써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했다. 서로에 대해 부족한 점, 주변상황을 돌아보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는 방법, 반전을 기대할 수 없는 소설이지만 결코 잔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무조건 외롭다 느낄 때 자신의 상황을 바꿔보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값진 소설이라 생각한다. 주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상당히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호감을 가진 상대에게 도움을 받거나 누군가의 믿음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거 모두 제시카 자신이 바뀌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니, 그냥 제시카로만 살았다면 놓칠 수 있었던 맥스와의 관계도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