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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불평등을 말하다 - 완전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젊음에게
서정욱 지음 / 함께읽는책 / 2010년 12월
평점 :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철학은 어떨까요? 진부하고 탁상공론적인 내용을 읽다보면 철학가들은 현실을 살고 있는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로만 여겨지고, 사회에서는 오히려 숙맥이라는 생각만이 들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사람의 인격의 가치를 높이는데 철학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구시대적인 발상과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현실적이지 못한, 공상적인 이야기라 생각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플라톤의 이데아이론이 인간의 내면심리를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현실적으로 받아들였기에 이렇게 공감할만한 이론을 펼치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방적이던 그 개념을 깨뜨려주면서 그 값어치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방적인 이론의 정의를 소개해주는 것이 아닌, 대화형식이라는 평범한 문체를 사용해 그 대화속에서 한 사람의 독자를 이해시키고 그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철학가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은 뜻밖의 수확이었고, 이야기의 진행이 자연스러워 철학가들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저 앞 뒤의 상황을 모르고 정의만을 강조하는 독서만을 해왔던 저의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세기 전의 철학자들은 그 시대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그 이론들이 현실에 적용되기도 해왔다고 볼 수 있네요.
리바이던을 국가라 생각하고 이론을 펼친 토머스 홉스, 메리여왕에게 조언을 해주었던 존 로크 등 누군가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누군가에게 이론의 정당화로 공감을 형성해주는 친구로 친근한 그들을 알게되면 모든 가르침을 배우고 있는 학생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이론은 이론으로만 보지않고 직면한 상황에서 그 이론을 보는 관점을 적용시킨다면 철학에서 오는 불평등이 해소될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독자가 얼마나 많은 철학가를 알지라도 그 지식에 전혀 손색이 없도록 가장 유명한 철학가, 개인적인 이론만으로도 책으로 출간되는 그러한 철학가들의 이론을 한 권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