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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실 혁명 ㅣ 핀란드 교육 시리즈 1
후쿠타 세이지 지음, 박재원.윤지은 옮김 / 비아북 / 2009년 10월
평점 :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교실에서 뜨개질을 해도 선생님이 상관하지 않고 심지어는 친구를 데리고 와도 제지하지 않다니... 한 교실에서 각자 다른 페이지를 펼쳐놓고 공부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놀라운지... 이런 일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의 학창시절 때는 상상조차 못했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에서 잠시 한 눈을 팔아도 당장 불려나가 매를 맞기 일쑤였다. 심하게 표현하면 우리는 교육이 아니라 '사육'을 당했다.
그렇지만 핀란드 교실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선생님이 아니라 학습자 위주의 교육이 철저하게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교장 선생님의 지적처럼 이는 어디까지나 먼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며 우리 사회의 현실과는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핀란드 교실이 예전에 있었거나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시각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단지 수용불가능한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단언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살펴보고 수용가능한 것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가 핀란드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한방에 해결되리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는 우리 사회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라는 점을 다시, 그리고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밝히고 싶다. 좀 더 현실적으로 진정한 경쟁이란, 경쟁력은 무엇이며 어디서 나올 것인지도 깊이 고민해 보게 되었다.
요즘 같이 바쁜 시대에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같은 곳을 여러 번 보게 했다. 또 교육 전공자도 아닌 입장에서 내 돈 주고 교육 관련 책을 사서 본다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기꺼이 책값을 지불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은 이 책의 원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이다. 반일감정이 아니라 건전한 라이벌 의식에서 일본에게 선수를 빼앗겼다는 기분이 든다. 진정한 교육을 하루 빨리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우리 모두 분투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