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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청춘에게 - 21권의 책에서 청춘의 답을 찾다
우석훈 외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5월
평점 :
지난 1월 30일부터 2박 3일간 나는 LG에서 전국의 11학번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자기계발 캠프에 다녀왔다. 꿈을 찾는 시간이었다고 하면 적절하지 싶다. <책 읽는 청춘에게>는 그 때 만났던 멘토님이 캠프가 끝난 후 추천해준 책이다. 그 캠프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 때문이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나는 2박 3일의 캠프를 복습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대학생 7명의 공동저서다. '책꽂이'라는 독서모임을 하는 7명의 대학생이 각각 3명의 멘토를 찾아가 책을 추천받고 그들의 20대 이야기를 듣는 내용이다. 처음엔 읽으면서 조금 불편했다. 사실 이건 모든 자기계발 서적의 공통점이다. 책이 내게 던지는 조언들에 나를 비교해보며 내 부족함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도전정신이 부족한 내가 '도전'에 관한 글을 앞부분에 가져다 놓은 책을 읽었으니 불편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을거다. 여느 자기계발서처럼 이 책 역시 열정을 가지라고 말하고, 좋아하는 것을 좇으라고 말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고 말한다. 책이 시키는대로만 따라가면 드라마 주인공이 될 기세다. 많이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다만 그 점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효과도 있다. 불편한만큼 나는 열정을 가지지도 못했고, 좋아하는 것을 좇지도 않았으며, 현실에 안주했던 거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순수하게 열정만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만 따라갔다면 내가 지금 내 전공을 선택할 리가 있었을까. 내 전공은 내 열정을 버려가며 철저히 현실과 타협하면서 얻은 결과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나치게 소심하지는 않았을까. 지금도 마찬가지는 아닌가. 최근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다.
22명의 멘토(저자 중 한 명인 윤은지 씨가 부부여행가 최미선 씨와 신석교 씨를 인터뷰했기 때문에 멘토는 21명이 아닌 22명이다) 중에는 원래부터 들어서 알던 사람도 있었지만 모르는 사람도 꽤 많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배우도 있고, 언론인도 있고(홍세화 씨는 지금 진보정당의 대표가 되었지만), 감독이 있는가 하면, 부부여행가도 있다(처음 들었다..). 사람이 다양한 만큼 조언도, 조언하는 느낌도 사뭇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은 모두 책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 말고도 이들은 인문학을 강조한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아주 미약하게나마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적게나마 책을 지속적으로 읽는다는 점에서 이거 하나만큼은 내가 잘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20대에게 던지는 조언들은 여타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만 좀 부드럽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의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개인이 대중을 상대로 이러이러한 것을 하라고 조언을 던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다르다. 조언이 필요한 20대가 직접 멘토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자기계발서의 새로운 유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이 좀 더 재미있고,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것은 이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