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물건 - 여자들만의 은밀하고 유쾌한 수다
공유진 외 지음 / 위닝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작년, 남자의 삶을 물건에 투영하여 남자들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낸

김정운 저자의 <남자의 물건>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비록 난 여자이지만 그 책을 읽어보았었는데 내가 읽어봐도 내용이 참 괜찮아서

남자라면 더 많이 공감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래서인지 <여자의 물건>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여자의 물건>이라는 이 책은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8명의 평범한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이 취미 혹은 전공인 어느 한사람의 물건은 바이올린이지, 피아노가 될 수 없듯이, 

물건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렇듯 이 책은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기만의 물건들에 대해 8명의 여성들이 에세이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책에 나온 그녀들만의 물건에는 드림보드, 카페라테, 구찌 가방, 플랫슈즈, 앞치마, 자격증, 책장, 독서노트  등등이 있었는데,

책을 읽다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  '이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당신만의 힐링 아이템은 무엇인가?
      딱 3초간의 시간을 주겠다.

는 물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만의 힐링 아이템이 무엇인지 정확히 3초 동안 생각해 본 것이 예쁜 옷, 클래식 기타, 책이었다.

 

첫 번째로 "예쁜 옷".
난 어릴 적부터 옷 욕심이 많았다.
2남1녀 중에 막내딸로 자라온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어릴 때부터 예쁜 옷을 많이 입고 다닌 편이고,
커서 내 돈으로 옷을 사 입게 되면서부터도 항상 또래들 사이에선 좀 더 비싸고 예쁜 옷만 입고 다녔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예쁜 옷은 입었을 때만 좋다 뿐이지 다음 달에 나가는 카드값도 스트레스 쌓이고,
이제는 예쁜 옷보다 편한 옷이 더 좋다는 걸 알아버려서 예쁜 옷은 현재 나의 물건이라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두 번째로 "클래식 기타".
내가 처음으로 다뤘던 악기는 피아노이지만, 피아노는 워낙 잘 치는 애들이 많았던 터라 나의 실력이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던 반면에, 내가 대학생이 되어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 들게 되면서 두 번째로 다루게 된 클래식 기타는 내 대학생활 초반의 활력소가 될 정도로 빛이 났다. 소리도 예뻤고, 기타 잘 치는 게 너무나 멋져 보여서 시간을 쪼개 학원에도 다니게 되었었는데
그 당시에 만났던 음악 하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그렇지만, 대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실습과 각 종 시험 등으로 인해 동아리에 나가는 게 흐지부지 해져 버렸고,
지금은 예전보다 잘 치지 못하니 이것 또한 현재 나의 물건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난 어릴 적에 엄마가 일하러 나가는 게 무척이나 싫어서 울면서 매달릴 때마다 엄마가 하시던 말씀이 "이 책 읽고 있으면 엄마 금방 올게"였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책은 항상 내 옆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였던 것 같다.

학창시절에도 시험이 끝난 뒤에 나에게 주는 보상이 소설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었고,
커서 연애를 하게 되었을 때도 약속 장소라든지, 데이트 장소, 선물로서의 아이템 등으로도 책이 항상 함께였으며,
이별 뒤에 남은 슬픔과 외로움도 항상 책이 옆에서 다독여 주었던 것이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많은 시간을 책과 함께 보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난 여전히 책이 좋다.
책이 가득한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넓은 공간도 너무나 좋고,
내가 평생 다 읽어보지 못할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모습도 너무나 행복하며,
그 책을 사서 집으로 올 때의 설렘,
그리고 온라인으로 주문했을 때 집으로 배달될 때까지의 초조한 기다림,
책을 읽다가 발견한 멋진 문구를 발견했을 때의 행복함과 그 글귀에서 얻은 깨달음,
다 읽고 내 방 책꽂이 어디쯤에 꽂을지 망설이는 순간,
이미 다 읽은 좋은 책을 다시 발견했을 때의 기쁨도 너무나 사랑한다.

그래서 난 나의 물건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함께 할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은 것이다.

 

 

비록 <남자의 물건>이라는 책이랑은 출판사도, 저자도 달라서인지 책의 제목만 비슷할 뿐 전달하려는 메시지나 분위기는

많이 달랐지만, 자신의 물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고,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생각하는 물건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 낭만다람쥐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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