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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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레이코의 전천당 시리즈,

벌써 13권이나 나왔는데도 식상하지 않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지?

정말 어린이베스트셀러 판타지 동화라 할 만하다.

그렇게 또 신간으로 만나게 된 전천당

 


미니멀한 사이즈의 양장본이라,

쭈르륵 소장본으로 책장에 꽂아두어도

제법 폼이 나는 책이다.

 

 

 



11권에서 베니코의 전천당을 노리던

요도미와의 인연을 끊어내면서

이제 편안하게 운영만 하면 될 줄 알았더니

프롤로그에서 쇠붙이들이 부딪치는 쩔그렁 소리가 나는

묵직한 자루를 모으는 수상한 연구실이 등장한다.

 

쇠붙이의 정체는 신사와 절을 찾아다니며 모은

1엔부터 500엔까지 다양한 연도에 발행된

각기 다른 동전들이다.

이 중 어느 동전이 전천당으로 가게 해 줄

열쇠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동전을 종류별로 분류해서 주머니에 담아서

주위에 큰 걱정거리나 간절한 소원이 있는

가족 또는 친구에게 나누어주라는

로쿠조 교수의 지시.

모니터 요원이 전천당에 다다르게 되면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걸까?

13권에서는 로쿠조 연구소의 계획에 따라

전천당에 가게 된 손님들의 사연이 이어진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열대야'

열대 과일을 좋아해서 집 마당에서

열대 과일을 키우며 그때그때 실컷 따서

배불리 먹는 게 꿈인 가호.

하지만 망고도, 바나나도, 파인애플도

일 년 내내 더운 나라에서만 열린다는

엄마의 말에 크게 실망한다.

엄마를 조르고 있다가 먼 친척인

루리코 아주머니와 마주친 가호~

루리코 아주머니는 아주 간절한 소원이 있는

가호에게 무언가 빵빵하게 들어 있는

흰색과 회색 체크무늬 주머니를 건넨다.

연구소에서 하는 작은 실험에

협조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전천당이라는 특별한 과자가게에서만

쓸 수 있는 동전이라는 설명을 해주며

거기서 과자를 사면 먹기 전에

먼저 보여 주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좁다란 골목길에서 자기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며

좁고 어두운 골목으로 뛰어가버린 가호.

그리고 가호의 눈앞에는

끙끙 오징어, 내버려 둬 팬케이크, 고블린 초코에그,

모두 포도, 어리둥절 캔, 코롱 마카롱 등

독특하고 반짝거리는 과자를 파는

오래되고 작은 과자가게가 나타난다.

가게 안에서는 자주색 기모노를 입고,

키가 씨름 선수만큼 크고, 몸집도 크며,

머리카락은 새하얗지만, 피부는 팽팽한

수수께끼 같은 아주머니가 등장한다.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한 인물 묘사에

가호가 되어서 전천당에 간 기분.

 

여기가 특별한 과자가게냐는 가호의 질문에

특별하기보다는 '운을 시험하는 과자 가게'라고

하는 편이 어울릴 거 같다고 말하는 베니코.

마당이 열대 과일나무로 꽉 찼으면

좋겠다는 가호의 말에 아주머니는

열대 정글의 힘을 가져다주는 과자,

'열대 붕어빵'을 꺼내 준다.

루리코 아주머니가 동전을 주면서,

과자를 사면 먹기 전에 꼭 보여줘야 한다고

했던 말은 까맣게 잊은 채,

포장지도 휙 던져 버리고

붕어빵의 꼬리부터 먹기 시작한 가호!

팥이 아니라 열대 과일을 넣은 듯한

달고 진한 쨈이 들어 있는 열대 붕어빵을

순식간에 다 먹어치운 가호는

갑자기 몸이 더워지고,

화르르 불꽃이 타오르는 에너지가

손바닥에 모이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동안 모아둔 열대 과일 씨앗을 꺼내서

마당에 심고, 손을 대고 쑥쑥 자라라고 속삭인다.

 

 


 

그리고 그날 밤은 5월인데도

열대야처럼 찌는 듯 덥고 습했고,

다음 날 마당에는 나무가 몇 그루나 흙을 뚫고 나와

키가 쑥쑥 자라 있었고, 열매까지 맺었다.

용과, 스타프루트, 망고가 열린 마당에서

과자의 마법이라며 신난 가호!

이제 과일이 먹고 싶으면 언제나 마당에서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소식을 들은 루리코 아주머니는,

먼저 보여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화를 내지만 이미 포장지까지 버려진 지 오래.

대신 가호가 전천당에 가게 된 과정을 자세히 묻고,

앞으로도 이상한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한다.

전천당의 정체를 묻는 가호 엄마의 말에..

"무슨 수를 써도 그 가게에 찾아갈 수가 없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운이 좋은 사람만 그곳에 다다르게 된다나 봐."

라고 답을 해 준다.

전천당의 정체를 캐고 있는

미심쩍은 연구소~

 

 

 


 

흔치 않은 열대 과일을 사 먹고,

계속해서 씨앗을 마당에 심다 보니

어느덧 작은 정글이 된 가호네 마당

다 먹지 못하고 남아도는 과일을

이웃과 나누다 보니

기뻐하면서 온갖 것을 답례로 주는 이웃들~

빈틈없는 지갑에 미련을 갖고 있던

엄마도 마침내 가호가 열대 붕어빵을 산 게

정답이었다고 인정한다.

그렇게 예쁘게 나누는 마음 덕분인지

해피엔딩이 된 훈훈한 첫 번째 에피소드~

단, 가호네 집은 매일 밤 지 안과 마당이

후덥지근한 부작용도 계속된다.

그 이유는 책에서 확인!

계속해서 로쿠조 연구소에서 동전을 받은

모니터링 요원들이 전천당을 찾게 된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고 싶은

남자는 전천당에서 '딱 맞아 땅콩'을 사게 되고,

춤을 잘 추고 싶었던 아이에게는 '힙합 팝콘',

연재만화의 뒷이야기가 궁금한 아이는 '미리 보기 안경'을,

새 학년이 되면서 친하게 지냈던 같은 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해서 불안한 아이는 '베프 측정기'를 만난다.

분명 소원을 들어주는 행운의 과자였지만,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아서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하고,

나쁜 마음을 먹어서 베니코에게 간 행운의 동전이

불행 벌레로 변신하기도 하는 결말들.

 

 

히로시마 레이코의 독특한 상상을 담은

6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니 지루하지 않고,

중간중간 적절한 삽화까지 가미되어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눈으로 보는 듯한 세밀한 묘사,

흡입력 있는 문체로 독서습관 잡히지 않은 아이들마저

끝까지 볼 수 있는 매력으로

어린이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히로시마 레이코의 전천당 시리즈.

 

전천당에 가는 행운을 얻고,

행운의 과자를 손에 넣었음에도

누군가는 행운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불운이 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과

선에 대한 가치관을 갖게 하는 전천당~

판타지 동화라는 재미와 함께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적인 기조를 깔고 있어서,

한참 가치관을 쌓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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