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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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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1


우리집엔 황토쌀독이 하나 있어.

이른 아침, 어머니는 밥을 하려고 거기서 쌀을 푸곤 했는데,

그때 나는 어렴풋이 부엌에서 새어나오는 독 뚜껑 닫히는 소리가 좋았어.

그 소리를 들으면 살고 싶어졌지.

상투적인 멜로영화 예고편, 그런 것을 봐도 살고 싶어지고,

아! 재미있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재치있는 애드리브를 던질 때, 그때 나는 살고 싶어져.

동네 구멍가게의 무뚝뚝한 주인아저씨,

그 아저씨가 드라마를 보다 우는 것을 보고 살고 싶다 생각한 적도 있어.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여러가지 색깔이 뒤섞인 저녁 구름. 그걸 보면 살고 싶어져.

처음 보는 예쁜 단어.  

그걸 봐도 나는 살고 싶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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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살고 싶다'와 '죽고 싶다'라는 말은, '삶'이나 '죽음'이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말인 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다는 것과 


다만, 삶을 삶이게 하는 것이 '두근거림'이란 것만  


문득 기억하고, 잊고, 또다시 깨달으며 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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