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한강의 문장은 감각적이다.그래서 문장들이 읽는 사람의 생각이 아닌 다른 어느 영역에 먼저 가닿는다. 그 날것의 미묘한 충격. 생소하면서도 감각에 와닿는 익숙한 그 문장들이 좋다. 문장으로 느껴지는 그 감각들을 통해 어느 책에서보다 캐릭터에게 빠르게 몰입된다. 세 연작에서 영혜가 단 한 번도 화자로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페이지에서 영혜를 가장 먼저 느꼈다. 마치 영혜가 겪는 것이 나의 감각이자 이 모든 폭력이 나에게 가해지는 것처럼.
채식주의자를 읽고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어떤 생각을 하다가 명치가 응어리 진 듯 답답했다. 내 명치에도 목숨이 걸려있나 싶었다. 나도 영혜처럼 옷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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