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 어두운 세상을 향한 사랑의 원자탄, 목회 믿음의 거장 13
김학중 지음 / 넥서스CROSS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어두운 세상이다. 사위(四圍)가 깜깜하다. 정치도 경제도 앞이 안 보인다. 문화라고 예외인가. 그래도 우린 절망해서는 안 된다. 믿음의 선진들에게 길을 묻는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의 삶에서 어두운 터널을 뚫고 간 방법을 배운다. 이 책을 통해서… .

 

문고판보다 조금 큰 책(4×6판 변형), 쪽수도 150밖에 안 되니 결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진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손양원을 통해 사랑과 화해, 그리고 진리가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길이 보인다.

 

이 책 <손양원>의 저자는 김학중 목사이다.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386세대 목회자이니 아직도 젊다. 안산 꿈의교회 담임으로 적지 않은 규모의 목회를 하면서 이런 묵직한 책까지 저술하는 그의 저력이 부럽다.

 

그는 '믿음의 거장 시리즈'란 주제로 20 명의 인물을 선정 단계적으로 책을 발간하고 있다.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거장들의 전기(傳記)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이다. <손양원>은 그 시리즈 13번 째 책.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많이 공급한다.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책 앞 머리말과 생애 개관, 책 뒤 생애 연보와 참고 문헌이 덧붙어 있다. 앙증맞은 예쁜 소책자에 담을 건 다 담고 있는 셈이다. 형식(예쁜 외모)에 붙들려 책을 손에 잡긴 오래간만이다. 이 책 각 장의 제목은 이렇다.

 

1장 / 올곧은 믿음의 씨앗을 뿌리다. 2장 / 이 땅에서의 사명을 깨닫다. 3장 / 믿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품다. 4장 / 철저히 하나님 말씀대로 살다. 5장 / 오직 믿음으로 살다 간 하나님의 사람.

 

각 장 제목만으로도 손양원 목사의 삶 전체가 눈에 잡힌다. 손양원 목사는 신앙인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비교적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해 만 5 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한 것에서, 말씀에 충실한 신앙인에 더해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가의 면모를 읽을 수 있다.

 

이런 손양원을 다시 읽는 기쁨이 적지 않다. 이기주의가 극도로 팽배하고 사회의 윤리 도덕이 형편없이 추락한 세태에 손양원을 책으로 만나는 일은 소중하다. 그의 삶을 통해 사회를 둘러 볼 수 있고,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나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양원이 실천한 '원수사랑'이 삶의 진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김학중이 쓴 이 <손양원>은 각주를 생략해서 그렇지 중후한 연구 도서에 속한다고 봐도 좋다. 연구 도서는 다소 딱딱하고 건조하기 쉬운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손에 잡으면 자연스럽게 술술 넘어가는 책이다. 쉽게 씌어졌다는 것, 이 책의 특장(特長)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평신도 신학생 목회자 등 누구에게나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딱 맞다. 글을 쉽게 썼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인물 연구는 역사성을 갖게 마련이고 한자(漢字)를 써야 할 곳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고유명사 몇 곳 이외엔 한자 사용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 쉬운 접근을 배려한 결과일 것이다.

 

손양원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정보도 들어 있다. 가령 손양원의 창씨개명 대촌양원(大村良源)은 일제가 일방적으로 정한 호칭이었다는 것(87쪽), 손양원 목사가 1944년 9월 9일 교우들에게 쓴 편지는 유실되어 지금은 볼 수 없는 것인데, 이 책에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다(102쪽).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다. 그런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면 좋겠다는 것은 나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김학중의 <손양원>이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정의가 상실되고 진리가 왜곡되어 횡행하는 때여서 더 그런지 모르겠다. 손양원을 읽음으로 우리 마음이 정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다.

 

오탈자에 띄어쓰기도 거의 완벽에 가깝다. 저자와 출판사가 같이 신경을 많이 썼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몇 곳은 꼭 지적해야 하겠다. 책이 판을 거듭해 스테디셀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손영준(11쪽)은 손연준(孫燕俊)으로(손양원의 옛이름이 아니라 호적명임), 김은주(19쪽)는 김은수(金恩洙)로(손양원의 모친) 고쳐야 한다. 그리고 경남성경학교(52쪽)는 경남성경학원으로, 범태고(90쪽)는 범냇골로, 손양원의 목사 안수 연월 1946년 3월(111쪽)은 1946년 2월로 수정해야 할 것들이다.

 

손양원 목사는 세계 기독교사에 내 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진이다. 그는 감옥에 있을 때도 '옥중 성자'로 불리었다.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 삼은 그 마음, 예수 그리스도의 아가페 사랑 이외의 것으로는 설명 불가하다. 이것을 저자 김학중은 손양원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의 승리라고 단언한다.

 

맞다. 손양원도 위대하지만 그의 가족도 함께 위대하다. 책을 읽으면 그 이유가 나온다. 손양원 목사가 남긴 정신을 이어받음으로써 그 위대함에 동참하고 싶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시라. 이것이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의 일독을 권하는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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