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에 붙잡힌 전도자 - 성령님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
김인중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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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좀 권위를 지킬 줄도 알고 일반 사람들과는 품위가 달라야 하며 어딘지 모르게 거룩하게 보여야 한다는 선입견들을 가지고 있기가 쉽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런 와중에 김인중 목사를 만났을 때, 그는 전혀 별개의 목회자로 내게 다가왔다. 몇 년 전 우리 교단 연합 집회 강사로 그가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그는 강단에도 근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마치 토끼가 산비탈을 뛰어 올라가듯 그런 모습으로 강대상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급히 올라오다가 전기선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난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강의를 시작했다.

 

그래도 마음 한 쪽엔 창피함이 남아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는 그 특유의 '한 바퀴 기도'로 좌중을 제압했다. 시장 경찰서장 구청장 교육감 동장 대학총장 학장 파출소장 법원장 지검장 학교 교장 회사 사장 등 100여명의 이름을 쉬지 않고 외어 대어 회중들을 웃게 만들었다가 놀라게 했다. 그의 앞에는 체면도 위신도 발붙일 여지가 없다. 그는 전도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전도가 알파요 오메가인 셈이다. 어렵게만 생각되던 전도가 그의 말대로 한 번 해 봐야겠다는 다짐으로 바뀌는 것을 그의 강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동일하게 느꼈을 것이다.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가 책을 한 권 출간했다. <성령에 붙잡힌 전도자>가 그것인데, 작년 11월 초판 인쇄로 되어 있으니까 최 신간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 책엔 전도에 관한 김 목사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목회자를 실천에 강한 사람과 이론에 강한 사람으로 구분한다면 김인중 목사는 실천에 강한 목회자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도 결코 실천에 뒤지지 않는다. 그의 전도가 생명력을 가기고 있고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론이 뒷받침된 실천이기 때문일 것이다. 말만 풍성하고 실천이 따르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그의 '실천 전도학'이 소중하게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1972년 허허벌판 안산(당시 명칭은 반월 공단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에서 일곱 명의 성도로 안산동산교회를 개척하여 지금은 2만 가까운 출석교인을 가진 대형 교회로 성장시켰다. 그의 열정과 하나님의 은혜가 맞물려 이런 성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그는 책갈피 중간 중간에 고백하고 있다. 그렇다고 김인중 목사를 교회 성장주의자로 보면 안 된다. 그는 교회를 규모와 양으로 평가하는 데에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해서 나온 결과라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양적으로 성도 수를 늘리고 외형적으로 교회의 규모를 넓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목회자가 아니다.

 

전도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지상대명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다. 반드시 따라야 하는 말씀인 것이다. 그래서 전도에 대해 소개한 책자는 너무나 많다. 이론서에서부터 실무 경험서에 이르기까지 널려 있는 것이 전도학 책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가 쉽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 있다. 이론서는 당위를 강조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실무 경험서도 특정한 사람에 의해 특정한 시기에 특별한 장소에서 경험한 것들이기 때문에 일반화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난 전도에 대한 책을 그래서 잘 읽지 않는다.

 

한 전도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강사로부터 새로 나온 전도 책이라며 읽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면 전도에 대해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인중 목사는 성령의 사람이다. 불신 가정에 태어나서 가난으로 어머니와 형제 몇을 잃고 방탕한 아버지마저 자신을 내 팽개쳐 그야말로 천신만고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 따라 교회에 나간 김 목사는 그때부터 하나님 중심주의로 살아왔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신앙인의 롤 모델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김인중의 <성령에 붙잡힌 전도자>는 전도 보고서이다. 전도 중심의 교회가 어떻게 부흥해 왔는지를 진실하게 밝힌 책이다. '안 산다 안 산다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살게 되는 도시' 인 안산에서 안산동산교회가 발전해온 이야기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계에 가장 건강한 교회로 세워나가는 과정을 한 목회자의 눈으로 돌이키고 있다. 자신의 전도와 교회 부흥 이야기를 드러낼 목적으로 책을 썼다면 그렇게 호감을 가지지 못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본 장들을 거쳐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순종 그리고 은혜에 붙들린 자신을 솔직담백하게 기록하고 있어 읽는 이의 마음을 붙잡는다.

 

250쪽에 가까운 분량의 책을 순식간에 독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김 목사의 필력 때문인 것 같다. 그는 행동도 말도 스피디하다. 이것저것 재는 사람이 아니다. 스피디한 성격으로 가끔 헛말이 나오고  넘어지는 실수를 하는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그의 솔직한 마음의 결과인 것 같아 모두 좋게 생각한다. 이 책은 전체 4부로 이루어져 있다. 각 부와 장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전도 행전을 엿볼 수 있기에 충분하다. 소개하면 세부 부절은 이렇게 되어 있다.

 

1부 ‘내가 이 복음을 가장 사랑하기에’는 1장 나는 빨간 수첩이 좋다. 2장 침묵하지 말고 일단 외쳐라. 3장 전도 열정만이 생명을 살린다. 2부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처럼’에는 4장 성령 받은 전도자의 전도 스타일. 5장 전도는 오직 발로 뛴 만큼 된다.  6장 기도로 전도하는 '한 바퀴 기도' 3부 ‘전도하는 이 기쁨을 모두 알도록’에는 7장 뜨거운 전도자가 전도자를 낳는다. 8장 이대로 따라하면 누구나 전도한다. 9장 모든 설교의 결론은 언제나 전도. 4부 ‘행복한 전도자, 다 되게 하소서’에는 10장 전도의 꽃은 셀 교회가 피운다. 11장 도시 지형을 바꾸는 전도의 능력. 12장 3%의 영향력으로 도시를 거룩하게.

 

각 부와 장의 제목에 김 목사의 전도 메시지가 다 담겨 있다. 이 중 특별히 기록해 둘 것은 전도 기록을 위해서 빨간 수첩을 준비하는 것. 굳이 빨간 수첩을 고집하는 이유는 예수님 십자가 보혈을 연상하게 하고 또 영적 죽음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 김 목사의 '한 바퀴 기도'는 벌써 유명하다. 그의 교회가 있는 안산 전 지역을 관공서 아파트 단지 등을 한 바퀴 돌며 이름을 대고 그들의 영혼구원과 평강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짧아도 두 시간 많게는 네 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한다. 그는 개인 전도도 중요하지만 단체전도 집단전도를 위해 교회 시스템을 셀(Cell) 체제로 바꾸어 교회가 더 건강하게 되었다며 셀 교회로의 전환을 권장하고 있다.

 

그는 복음은 어떤 사람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주창하고 있는 것이 3%의 신실한 크리스찬이 97%의 시민을 책임진다는 '3%의 영향력' 사역을 들 수 있다. 하나님께서도 구약에서 선민 이스라엘 백성들과 관계하면서 남은 자 사상을 말씀하셨고, 영국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도 그의 책 <역사의 연구>에서 창조적 소수를 말한 바가 있다. 3%가 97%를 책임진다는 것은 3%의 염분이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한다는 현상에서 원용한 것이지만 이미 성경과 역사에서도 다루어 검증된 법칙이기도 하다. 3%의 진실한 그리스도인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안산 동산고등학교는 이미 명문 미션 스쿨로 자리잡았다. 믿는 자의 자녀들이 그 학교에 가고 싶어 중학교 때 학교 소재 도(道)인 경기도로 전학을 간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이 학교는 오로지 김 목사의 의지의 산물이다. 본인이 고학하며 공부한 과거 경험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을 것이다. 그는 이 학교에서 충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단련 받은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적 자리에 앉아 그 자리를 하나의 선교 센터로 생각하고 복음을 전하면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 할 때, 강건한 주님의 나락가 될 것이라는 확신 속에 이 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산동산교회의 내외적 사역을 소개함으로 서평을 마치려고 한다. 이 교회의 사역은 다른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큰 도전을 줄 것이다. 교회 내 사역으로 동산교회의 감성동산 사역이 있다. 사랑나눔 36.5도, 21일 성품 캠페인, 감성리더십센터, Thanks Giving, NGO박람회 등은 교회 안에서 성도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사역이다. 또 교회 밖 사역으로는 해드림은행, 아워홈(Our-home), 러브 박스(Love-box), 러브미(Love-米), 푸른꿈 학교, 해피 700 등의 일들이 지역에 빛을 발하고 있다. 어느 교회든 벤치마킹해도 좋은 사역들이란 생각이 든다.

 

김 목사는 교회를 세상과 분리해서 생각하고 운영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세상 사업은 이익 창출에 목적을 두지만 교회에서 하는 주님의 일은 손해 보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해서 숫자 놀음에 젖어 있는 현금, 그의 주장은 상쾌함을 가져다준다. 그는 안산동산교회의 장애인 작업장을 그 예로 들고 있다. '푸른동산 보호작업장'이 그것인데, 여기엔 50 여명의 장애인들이 천연 비누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이문이 남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제조에 들어가는 원가가 판매가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작업장을 기쁨으로 운영하는 것은 이것이 하나님께서 하라고 명령하시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깊이 새기면서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교계에 안산동산교회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큰 교회여서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김인중 목사의 참된 목회관이 전 성도들과 어우러져 지역에 선한 영향을 끼치며 하나님의 이름을 빛나게 하기 때문에 자랑스럽다. 세상 논리가 교계를 지배한 지 오래이고 사랑을 말로는 풍성하게 외치지만 실천에 옮기는 데는 인색한 교계이다. 또 모였다 하면 편 가름이요 주도권 다툼이어서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교계의 장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한 편 김인중 목사가 이끄는 건강한 교회 안산동산교회와 같은 교회가 있다는 것은 어둠 저편의 한 줄기 빛으로 작용한다. 빛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말이다. 김인중 목사의 <성령에 붙들린 전도자>에서 이 빛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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