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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열대 우림 ㅣ 아트사이언스
티머시 내프먼 지음, 웨슬리 로빈스 그림, 김영선 옮김 / 보림 / 2022년 1월
평점 :
가수 아이유 씨가 '가로질러'의 전복으로 '세로질러'를 가사로 담아 그 창의성에 대한 호평을 접한 바 있다. 생각해보면 가로본능은 우리가 책의 구조에 있어서 자주 볼 수 있는 양상이다.
책 속에서 글의 흐름은 무한히 옆으로 뻗어 나간다. 옆으로 읽고, 옆으로 넘기고, 다시 옆으로 읽는다. 물론 이 구조에 대해서 불편함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의 한국어에 있어서는 당연히 세로 읽기가 훨씬 불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은 새롭되, 불편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이러한 가로본능을 세로질러 가는 책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Let's Go 열대 우림>이다. 누구보다 창의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동화로서 실험적인 북디자인을 보여준 점도 있지만, 이 책의 북디자인은 사실상 실험보다는 효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이 책의 '가로지르기'는 열대 우림을 설명하기 위해 무엇보다 적합한 방식을 택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열대 우림이라는 미지의 소재를 다루기 위해 책은 열대 우림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찬찬히 내려다본다. 열대 우림 바로 위의 하늘에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와 돌출층부터 임상층, 그리고 강까지 찬찬히 내려가는 과정을 한눈에 풀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높고 보이지 않는 열대 우림을 책이라는 간접체험의 수단을 통해 이토록 효율적으로 설명한다. 독자들은 가로질러 가는 책의 설명방식 덕에 열대 우림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흥미를 겸비할 새로운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Let's Go 열대 우림>의 가로지르기는 소재와 디자인의 궁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확실히 소재만 새로운 것도, 디자인만 새로운 것도, 둘 중 하나만 득세하는 모습은 궁극적인 매력으로 이어질 수 없을 것이다. 홍보광고학과 수업을 들을 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을 포장에 빗대어 들은 기억이 난다. 포장이 아무리 화려해도 알맹이가 볼품없다면 결국 포장으로서도 실패이며, 알맹이가 아무리 건실해도 적절한 포장이 없다면 눈에 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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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 출판사 대학생 서포터즈 아티비터스 11기로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동화를 이해하려는 국문학도로서 솔직한 배움을 기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