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나라의 가나다 보림 창작 그림책
박지윤 지음 / 보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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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작가의 섬세한 상상력, 섬세한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가에서 하까지 하하하!

 


<뭐든지 나라의 가나다>는 마치 다른 세계로의 초대장같이 동떨어지면서도 연결되는 가나다 이야기를 이어간다. 가방에서 나의 늑대로, 다리에서 라면으로, 마차에서 바람이 몰아치는 바다로 이어지며 얼토당토 없이 존재하는 두서는 삽화의 디테일과 함께한다.

 

이러한 다른 세계로의 무수한 연결이 가진 맥락은 작가의 말과도 일맥상통이다. 작가에게, 글자는 발견할 때마다 무수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다른 세계로의 초대장이고, 창조재()로도 느껴졌다고 한다. 심지어 작가가 발견하기를, 마음만 먹으면 너그럽게도 우리는 글자로부터 그 초대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글자를 쓰고, 그려 다시 우리에게 그림책이라는 초대장을 보낸다. 초대장 안에는 무엇이 더 쓰여 있을까?

 

개인적으로 유년 시절에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림을 읽는다는 행위였다. 그림책의 언어는 언제나 그림이었다. 섬세한 작가의 삽화를 작은 부분 하나까지 들여다보곤 했고, 유쾌한 그림책 작가들은 그림의 구석 한 톨까지도 센스를 담곤 했다.

 

책을 읽으며 첫 페이지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가방을 마음에 담기도 하였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바다에서는 라면 그릇 속 용 그림이 바다로 돌아가는 모습을 찾기도 하였으며, 어떤 때는 주인공의 청록색 양말을 문득 상기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압권은 투명 인간의 통조림 가게선반에 올려져 있는 호랑이 간식이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에 도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외에도 드라큘라용 피같이 보림 그림책으로부터 파생된 소재와 그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다양하다. , 그리고 어쩌면 이걸로 특별한 케이크를 만들 수 있을지도?)

 

우리는 종종 책과 글자를 너무 가깝게 붙여놓는다. 하지만 그림책에도 그러한 방식이 통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언어는 방식이다. 나를 설명하는 방식. 존재는 모두 달라서 모두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각자는 소통에 나의 언어만을 사용할 때가 많다. 그림책을 읽기 위해서는 그림책의 언어를 들어줘야 한다. 그러면 언어는 다른 존재로의 초대장이 될 것이다.

 

* 보림 출판사 대학생 서포터즈 아티비터스 11기로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동화를 이해하려는 국문학도로서 솔직한 배움을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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