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리 지음 / 보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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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어린이를 독자로 하는 다양한 문학 장르를 포괄하는 용어이다. 그리고 동화에 속하는 다양한 장르는 표현력과 무엇보다 자주 충돌한다.

 

동화의 속성 자체가 표현력에 있어 타 장르와 비교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동화는 읽기 쉽다는 편견이 동화를 낮잡아보는 초석이며, 그 초석에 읽기 쉬운 것은 쓰기도 쉽다는 편견이 다시 속해 있다. ‘읽기 쉽게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천생 이야기꾼인 작가들에게는 더하기보다 덜어내기가 더 고차원의 작업이리라.

 

이는 음식과도 일맥상통일지도 모른다. 오직 한두 개의 재료로만 낸 맛이 식객을 감동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생각에 이 모든 과정의 어려움은 최소한의 요소로 정성을 보여주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글과 그림 등의 예술은 어느 정도 차별화된 정성이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렇게 자꾸 예술가들은 더하고, 더하기를 반복한다. 작품에 뭔가 부족한 것 같다는 자학은 정성에 대한 오해로부터 비롯된다. 혹은 자신감 결여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동화 창작가들에게는 타 장르 창작과 구분되는 자신감과 덜어내기의 이해가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 표현력과의 충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덜어내기와 표현력의 동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림책 <달밤에>를 방금 덮은 당신이라면 그토록 명료하고 우렁찬 표현력에 매료되어 있을 것이다. 작가는 시종일관 두 가지의 가시적 색채를 이용한다. 바로 달과 밤이다. 달밤을 표현하기에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색은 기묘한 역동성과 구도를 이끌어낸다.

 

절제된 색감의 조화가 끌어내는 극도의 역동성. <달밤에>를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달밤에>의 간결함은 설명이 필요 없다. 하지만 작가가 어떻게 간결함으로부터 역동성과 놀이를 끌어냈는지를 생각한다면 한층 더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층간 소음과 전염병이 화두인 시대, 탑에 갇힌 라푼젤처럼 뛰어놀 자유를 잃은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맛보게 해줄 그림책. -출판사 소개

 

놀이란 매향 복잡할 필요 없다. 간결한 역동성으로부터 재미를 추구하는 행위가 바로 놀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제공하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표현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널뛰는 그림책이다.

 

* 보림 출판사 대학생 서포터즈 아티비터스 11기로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동화를 이해하려는 국문학도로서 솔직한 배움을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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