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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로다 ㅣ 앙상블
한조 지음 / 청어람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고3때 심각하게 대학을 고민했는데 사학과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주위사람들이 심하게!!!!말렸다

흥미가 직업이 되기는 힘들다며

대학때도 교양수업으로 한국사를 들었고
한국사 시험도 나오자마자 쳤다
그만큼 역사를 좋아했다

세계사도 무척 좋아한다...
(로마인이야기는 그 치열한 수험생시절에도 미친듯이 읽어제끼고 그리스로마신화는 어릴적부터 광팬!

)
그런데 이상하게도 로설은 시대극이 잘 안봐지더라 보게 되도 가상을 주로 보았다...
물론 좋은 시대극 소설이 많다(성균관 규장각 시리즈는 진짜 추천!남장여자 안좋아했는데도 즐겁게 보았다

)
아무래도 이미 알고 있는 역사라서 그런지 그들의 끝이 항상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나도 모르게 현대물을 주로 찾게 되는데
이번에는 이 책이 너무 궁금했다
청천에는 수상한 왕자 송언군이 살고 있다.
하는 짓은 연애놀음뿐인, 온갖 염문의 독보적 주인공.
그만 보면 자꾸 심장이 펄떡거려 남이는 미치겠다.
“노비는 물건이지.”
툭하면 물건 취급,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있는 것이냐?”
머리는 장식 취급,
“어찌 그리 생각이 없어!”
대놓고 바보 취급.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
“이의! 있습니다! 이의가 있단 말입니다!”
참지 못한 마음을 남이가 바락바락 내질렀다.
맹랑한 몸종에게 들려온 과거 많은 그 왕자의 대답은.
“내 것이 되어다오. 네 것이 되어주마.”
마지막글 밑줄 쫘악~~~~~

저기 저 시놉에 끌려서 이책을 읽게 되었다ㅎㅎㅎㅎ

아.... 이렇게 마음에 드는 글귀가 오면 나의 뽐뿌질은 참을수가 없어!!!
환향인이라고해서 녹산국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여인들에게 청천인들이 부르는 말이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멸시당하고 조롱당하며 결국 목숨까지 잃는 가여운 사람들
남이는 이 환향인의 딸이었다
어미는 가문에서 버려지고 돌에 맞아 죽고 그 아이를 노비로 송언군이 거둔다
송언군 이의은 청천의 하나뿐인 왕자
자는 호우, 호는 낙우
출신은 지엄, 외모는 지존 취향은 지랄(으잉?

) 속칭 삼지!

형은 청천의 왕으로 유일한 왕자이므로 출신은 지엄
청천 최고의 미인이라 불리던 민 숙의의 아들이므로 외모는 지존
청상과부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므로 취향은 지랄

항상 주위의 이목을 끌수 밖에 없는 남자다
그런데 이남자 처음에 나를 경악하게 했다
이 사람....바보다! 뼛속까지 바보일게야!!!!!!! 야 이 해맑은 저 얼굴로 바보다!!!

청상과부만을 만나러 다니는 남자
그리고 그 과부들을 한달이 멀다하고 갈아치우는 남자
거기에 항상 몸종 남이를 사내아이처럼 바지를 입혀서 데리고 다니면서(사실 거의 끌려다님

)
자신 앞의 돌멩이 치우라그러고 머 별 쓰잘데기없는걸 다 시키는데
읽으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그런데도 이남자 매력있다....
해님 달님 별님 금님.....여인들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불러주시고
항상 웃는 얼굴 미남자에
시와 문에 능해서 글도 잘쓰신다

그리고 무예에도 능하다 나중에 반했어요 옴마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유쾌하다
그런데 사실 이 이야기는 유쾌하지만은 않다
웃음이 나면서도 슬펐다
마음이 아팠다
여주인공인 남이의 이야기도 마음이 아프지만
남주인 송언군도 만만치는 않다
송언군의 어머니 민숙의는 투기를 이유로 사약을 받아 숨졌다
어머니는 자신의 마지막을 보이지 않으려고 송언군에게 산딸기를 먹고싶다고 하고
돌아온 그는 사약을 받고 피를 흘린 어미를 보면서
사람은 믿지 못할 것이라고 여긴다 차별을 당연시 하는 세상을 원망한다
그리고 송언군만큼이나 이글의 주인공인 왕 이유
하나뿐인 아우를 사랑하기에 아우의 상처를 항상 안쓰러이 여긴 남자
마음을 나눈 친우를 그렇게 놓을수 밖에 없었던 남자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그렇게 보낼수 밖에 없었던 남자
언제나 남을 위하지만 비록 자신은 행복할수 없었던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행복을 항상 바라던 여자 매월향
왕의 그 사랑도 이루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제일 좋아했던 사극은 모 방송국에서 했던 한성별곡 정이었다
보면서도 울고 다시보고 울고 삼탕때부터는 넋을 놓았다는....
거기서 정조(배우 안내상분)가 나영에게 하던 독백이 있다
신료들도 백성들도 나를 탓하기에 바쁘다.
나의 간절한 소망을 따랐다는 이유로
소중한 인재들이 죽어나가고
내가 꿈꾸던 새로운 조선은 저만치서 다가오질 않는다.
아무리 소름이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난 결코 저들을 이길 수 없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내가 백성들을 설득하지 못해 지는 것이다.
나의 신념은 현실에 조롱당하고
나의 꿈은 안타까운 희생을 키워 가는데
포기하지 않는 나는, 과연 옳은 것이냐!"
나영아,
너라면 어찌 하겠느냐.
이 슬픈 독백이 해를 지나면서도 왜 내 가슴속에 살아 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 왕을 보면서 왜 나는 한성별곡의 정조를 그리고 있는 걸까

그리고 꿈을 갖지 않는다는 남이의 말에서
한성별곡의 나영의 대사도 기억이 났다
노비가 되어 경험한 세상은 양가집 규수가 알던 세상이 아니더이다.
태어났다는 이유로 살아가는 민초들 대개가 하루를 연명하듯,
노동하다 지치면 그저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그리운 님 추억으로 인내하려는 노비에게
세상은 참으로 모질고 잔인한 것이더이다...
타고나지 못해 가지지 못한 이들의 고통, 그 괴로움, 실낱같은 연민과 미련을 모두 버리니 고통이 없어지더이다.
잔인한 세상에 소망하나 갖지 않으니 삶의 이유 절로 분명해지더이다.
북평도의 백성들과 최서도를 보면서는
조선의 홍경래의 난과 동학농민운동도 생각이 났다
마음이 아프고 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바라보고 저절로 응원하게 되는것은
우리도 어쩌면 그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글은 그러나 유쾌하다
담긴 내용은 비록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내가 끝까지 웃으면서 볼수 있었던것은
송언군의 마음이 남이의 투닥거림을
그리고 왕과 매월향의 안타까움을 작가님께서 잘 써주셨기 때문이다
에필을 보는데
강간범에게는 거세를 시키는 궁형이 신설되고 얼굴에는 낙인도 생기더라....어이구 씐나....

작가 후기를 보자니
더욱 감사했다... 소설에서 이런 감정을 느낄수 있게 해주셔서
내가 사랑하는 사극 한성별곡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셔서 작가님께 고마웠다

개인적으로 정조를 그린 영화나 드라마중에 가장 사실적일것이라 생각된다 강추!!!!

내가 너무 리뷰를 무겁게 쓴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하지만 나는 이책을 웃으면서 내려놓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