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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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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간된 소설중 단연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깊은 사유가 담긴 안부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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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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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편소설 #열린책들 #코로나 #팬데믹 #일상의평범함 #그해봄의불확실성




밤에는 달랐다. 나는 밤에 곤혹감에 차서 잠이 깰 때가 많았다. 뭔가 대단히 중요한 걸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며 기억을 더듬어도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 223 쪽 중에서...........





'시그리드 누네즈', '민승남', '열린책들'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만으로도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이다. 시그리드 누네즈는 미국의 소설가로 <그해 봄의 불확실성>을 비롯하여 무려 아홉 번째 소설을 발표했다. 나는 그동안 번역되지 않은 책으로 누네즈의 작품들을 읽어왔는데, 글 자체가 멋있고 사유 방식도 좋아서 신간이 나올 때마다 소장을 하고 있었다. 2025년 1월 말에 출간된 <그해 봄의 불확실성>도 '역시!'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2020년, 한창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때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때 전세계 사람들은 소통의 단절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이 책에도 그러한 감정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누네즈 특유의 고급스러운 사유의 과정, 소통, 사회적 트라우마와 기억의 상실 등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보통의 장편소설은 줄거리가 무척 복잡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누네즈의 소설이 그렇듯, <그해 봄의 불확실성>은 줄거리라고 할 것이 딱히 없다. 그게 바로 누네즈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고, 내가 누네즈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왜 소설은 늘 복잡한 줄거리를 가져야만 하는가. 이 소설의 서두에도 나오듯, 사실 소설의 줄거리보다 소설에서 받는 인상이 더 중요하다. 그래도 소설은 소설이니 줄거리를 잠깐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소설가이다. 그는 지인의 앵무새를 우연히 돌보게 되고, 원래 앵무새를 돌보아주던 대학생이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소설가, 앵무새, 대학생이 함께 사는 상황이 발생하고, 소설가는 이러한 상황을 마치 의식의 흐름처럼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은 소설인듯, 작가의 자전적인 에세이인듯, 그 애매모호한 경계에 있어서 더욱 매력이 넘친다. 인위적이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보통 아홉 번째 소설 정도를 출간하면 기존의 작품을 답습하거나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역시 누네즈의 소설다웠다. 최근 미국문학, 세계문학의 중심을 알고 싶다면 <그해 봄의 불확실성>을 일독할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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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수집가들
피에르 르탕 지음, 이재형 옮김 / 오프더레코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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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파리의수집가들 #피에르르탕 #오프더레코드 #크리스마스선물 #컬렉터 ​​​​​​​​​​​​​​​​​​




독특하고 멋진 책을 만났다. 바로 아티스트이자 컬렉터인 피에르 르탕의 <파리의 수집가들>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을 사로잡았던 컬렉션과 그 소유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나 역시 수집을 좋아하는 컬렉터의 한 사람으로서,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와 있어서 그런지 최근에 읽은 책 중 <파리의 수집가들>만큼 내 시선을 확실히 붙들어 놓은 책은 없었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기 편하고 가독성이 좋아서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매력넘치는 컬렉터들만큼 무언가 나 자신을 확고하게 보여줄만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수집하고 있을 뿐이다. 가령 책, 피규어, 인형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집은 대저택이 아니기 때문에 무한정 물건을 사들일 수가 없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물건들도 어떻게 처분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 날이 많다. 그런데 <파리의 수집가들>을 읽으면서 나도 다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진지하게 수집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내 인생에서 의미있고 소중한 것들로 말이다.




이 책의 작가는 지금까지 수천 개의 물건을 소유했었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모두 붙잡고 있지 않다고 썼다. 그럼에도 지금도 계속해서 찾고 발견하고 획득하는 중이라고 한다. 과시 등과 같이 그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발견과 획득의 유혹에 기꺼이 굴복하겠다는 작가의 생각이 멋지게 느껴졌다. 보통 무언가를 수집한다고 하면 비싸고 귀한 것, 남에게 자랑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집은 보통 사치스러운 취미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집이 인생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자신이 진정 관심있고 사랑하는 것들을 모음으로써 인생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님은 앞으로 남겨두고 싶은 것으로 상태가 형편없을 수도 있지만 소중한 것들, 점토 모형이나 어딘가에서 오려낸 그림, 깨진 조개껍데기, 담뱃갑 로즈버드 등을 언급했다. 참으로 멋진 낭만이 느껴진다.





<파리의 수집가들>은 오랜만에 삶의 여유와 즐거운 취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SNS가 발달하면서 너도나도 명품을 자랑하고 비싼 음식점에 갔다는 것을 인증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이런 세상일수록 자신의 중심을 잘 잡고 진짜 원하는 것에 마음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모으면서 내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갈 것이다. 소중한 친구 몇몇에게 <파리의 수집가들>을 선물해주면서 그들의 인생도 작가의 삶처럼 언제나 멋지고 당당하기를 빌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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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수집가들
피에르 르탕 지음, 이재형 옮김 / 오프더레코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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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잘 드러난 특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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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도감 - 구름 감상자를 위한 길잡이
사라 잼벨로 지음, 수지 자넬라 그림, 이진희 옮김 / 런치박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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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멋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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