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서영인 지음, 보담 그림 / 서유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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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있다.

"1부 - 누가 그랬니, 인생이 마라톤이라고"

"2부 - 이상한 나라의 토끼처럼, 오늘의 망원동"

1부에서는 작가가 망원동에서 정착한 초기 모습과

살아가는 일상에서 떠오른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 혹은 인식 들려준다.

2부에서는 작가가 생각하고 느꼈던 소위 "망원동 맛집"탐방(?)과

그곳에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힙한 핫플레이스와 망원동 원주민(?)의 소탈함이 느껴지는 곳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다.

작가와 작은 인연이 있는 나로서는

반가움이랄까 아니면 예전에 내가 느꼈던 작가에 대한 느낌으로 인해

1부를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평소 에세이 종류를 잘 읽지 않는 나로서는 작가의 소위 팔리는(?) 책을 썼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작가 후기에 보면 이 글을 쓰면서 3가지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하나, 서사를 생각할 것.

둘, 유머를 잃지 말 것.

셋, 가르치치 말 것.

첫째와 둘째는 에세이를 쓴다면 꼭 필요한 원칙일 것 같다.

셋째는 작가의 이력 중 많은 부분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었음에 본인도 모르게 불쑥 나올 수 있는 버릇(습관)에 대한 작가의 다짐이었을 것 같다.

그녀가 강의를 시작한 초창기에 배운 학생인 나로서는 작가가 왜 세 번째 원칙을 세웠는지 이해가 갔다.


이 책은 작가가 세운 3가지 원칙을 충실하게 지킨 것 같다.

에세이만의 장점인 어느 부분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고,

그 챕터마다 나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때로는 미소 지으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쓴 시점에는

아직 혼자인(싱글인) 삶을 참. 잘. 살. 고 있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녀와 내가 지금보다 많이 어렸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https://blog.naver.com/paraphilia/223054244923

지금 여기 만원동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포기하기 전에 그 집이 나타났으므로 혹은 포기 직전까지 그 수많은 집을 겪었으므로 지급의 집과 만났다..............우여곡절 끝에 집을 구하고 가지각색의 집에서 말끔하고 쨍한 얼굴로 다들 장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당신도 나도 이만하면 용케 잘 살고 있다. 망원동의 지붕 밑에서. - P27

다정함과 무심함 사이, 모르는 척 지나칠 때마다 잠시 뒤통수를 긁적이는, 이 골목에서 우리는 딱 그만큰의 공동체로 산다.
나름대로 자기만의 생활과 비밀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훨씬 재미있을 거라고 호의적으로 상상하고 내색하지는 않으면서.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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