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
마이클 마멋 지음, 김보영 옮김 / 에코리브르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당신이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수명이 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뿐 아니라 당신보다 더 나은 직업을 가진 동료가 더 건강하고 오래 살리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교육과 직함, 소득, 그리고 심지어 집이나 아파트 크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당신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여러 해 동안 우리는 기술과 유전학의 진보가 우리 생명을 연장해주고 질병을 치료해줄 수 있는지 주목해왔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저명한 공중보건학자인 마이클 마멋은 1976년 영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화이트홀 연구를 시작한 이래 전 세계에서 수집한 증거들과 거의 30년에 걸친 연구를 정리하여 건강 악화의 주요 원인은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는 이것을 '지위 신드롬(Status syndrome)'이라 일컫는다.

지위 신드롬의 영향은 광범위하다. 그것은 우리가 심장병과 뇌졸중, 폐암, 전염병, 심지어 자살과 살인으로 죽게 될 가능성을 결정한다. 마멋이 보여주듯이, 문제는 단순히 소득에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흡연자이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치즈버거를 매일 먹는 것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도 아니다. 우리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불평등에 대한 심리적 경험이다. 우리가 삶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지배력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전면적인 사회 참여의 기회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의 문제인 것이다.

지위 신드롬의 파급 효과란 경악할 만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가 사회적 불평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 영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 조기 발달과 교육 체계에 투자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더 나은 지위와 건강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고용인들의 직무 관리 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지배력을 주고 그들에게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하는 직장을 만듦으로써 사회적 불평등과 직장의 건강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노약자와 공동체에게는 사회적 교류와 접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지원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건강을 치료하는 일상적인 방법이 아니지만, 건강과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서 건강 불평등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마멋은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적 양극화가 최대 화두인 한국 사회에 양극화 해소의 방향이 어디를 지향해야 할 것인지를 시사하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철학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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