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즐거움
다나카 고이치 지음, 하연수 옮김 / 김영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
묵묵히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하다 보면 놀라운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 이상한 결과 나왔을 때 상식에 얽매인 나머지 그 결과를 놓치지 않는 데 있다. 이론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실패했다거나 실험이 잘못되었다고 단정 짓지 말아야한다. 내가 고분자의 질량 스펙트럼을 측정해서 이온화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 분명 '보는(see)'것과 '인식하는(recognize)'것은 다르다. 나는 보이지 않는 현상을 의식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 나는 늘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의도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의기소침해서 더 이상 연구에 몰두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로 나타난 결과가 의도했던 것과 왜 다른가를 따지고 들어가 보면 어느새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중에 최저 학력이라는 말을 듣고 과연 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하루만에 책을 읽어 버렸다. 책을 무척 늦게 있는 나도 한번에 읽을 만큼 부담되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노벨상을 탄 뒤 다시 엔지니어로 돌아 갈 때까지 여러 강연을 하면서 말하고자 했던 바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 하나는 엔지니어로써 노벨상을 받기까지 살아온 바를 이야기한다. 그 중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초등학교때 실험을 하면서 깨닫게 된 과학에 대한 철학(과학이란 교과서대로의 답을 고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생각하고 발견하는 데에 진정한 즐거움)과 제품을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판매하고, 보급하는 과정까지 참여하는 열정이었다. 다른 하나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게한 소프트 레이저 이온화법을 발명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생애 최고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는 우리에게 실패에 대한 우리에 시각을 다양화하게 하는 거 같다. 누구보다도 이 저자는 남이 알아주지 않을지라고 꿋꿋하게 연구하고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에게 든든한 모델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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