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의 길
최준영 지음 / 푸른영토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어쩐지 따뜻한 느낌의 책 한권을 오랜만에 만났다.

조금 딱딱한 느낌의 인문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인문서라기보단 작가님의 에세이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동사의 길’은 하루하루의 단상의 모음이다. 매일 매일을 꾸준히 뭔가 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다이어리에 딸랑 한줄씩을 적는 것 마저도 매일쓰긴 쉽지 않았다. 작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많이 읽고, 매일 글을 쓴다면 나도 이렇게 좋은 글을 써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때 그 시기에 샀던 책이 곧 그 시기의 나였던 거고, 지금 이 시기에 내가 사는 책이 또한 나 자신인 거죠. 읽고 안 읽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책을 사는 행위 그 자체가 나의 문화이고 여가이며 정체성인 거죠. 한정된 재화를 어딘가에 줄기차게 쓰는 것, 그게 바로 내 삶의 내역이고 내용이니까요.(p.64)

 

읽은 책들은 밖으로 빼내고, 안 읽은 책들이 손에 잘 닿는 책장에 두었다고 해도 책장에서 너무 많은 안 읽은 책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어서 어째 1년쯤부터 간신히 가지게 된 책 읽는 흥미까지 현재 잃게 될 판이었는데, 작가님의 이야기에 책장 다시 쳐다보게 되었다. 내가 책을 샀을 때의 기분과 그 책을 선택했던 이유, 끌렸던 이유를 생각했다. 그리고 비슷한 느낌의 책들을 쭉~ 보면서 내가 이런 걸 좋아하고, 이런 느낌의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새삼 묘한기분이었다. 이 책들이 바로 표현된 나의 일부분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묘했다.

 

‘동사의 길’에도 많은 책들이 소개되어 있고, 글에 인용되어 있어서 읽어보고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독서와 글쓰기에 관해 생각하고,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책에 관한 이야기도 어렵게 설명하려고 드는 것도 아니고, 서평가 이셨기도 하셔서 인지, 여러 책들이 소개, 인용되어 있어 읽는 내내 여러권의 책들을 만나 볼 수 있었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동사의 길’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책을 만나 볼 수 있는 점도 무척 즐거웠고, 여럽지 않아서도 즐거웠고, 글들이 따뜻한 온기가 있어서 또 좋았던 것 같다.

‘동사의 길’ 전의 ‘동사의 삶’은 아직 읽어 보지 못했는데, 이번 참에 ‘동사의 삶’도 구해서 만나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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