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어린 시절
최도설 지음, 최도성 그림 / 작가와비평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이방인의......’ 이방인이라는 단어에 궁금증이......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게 이방인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어제의 에게 오늘의 는 이방인의 모습일 수 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우리는 친밀하면서 낯선 모습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이방인의 어린 시절은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에게 너는 이런 아이였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몹시 그립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p.5 프롤로그 중)

 

이방인의 어린 시절...? 이방인이란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하였고, 표지의 독특한 그림도 궁금하였다. 이 소설은 20편의 연작소설이다. 개별적으로 아무 페이지나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마치 내 과거의 어린 시절을 하나씩 무작위로 떠올리듯이 말이다. 그렇다. 마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떠오르는 에피소드들을 한 장면씩 쓴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은 실제로 상당부분 작가님의 과거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사이사이 삽화를 그리신 형의 존재를 말해주는 듯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던 형이나, 에필로그를 볼 때 아무래도 작가의 어린 시절이 이야기화되어 쓰여진 것이 아닐런가 싶다. 소설을 읽으면서 때때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사실 나에겐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은 어린 시절을 꽤 끄집어내게 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상처를 건드려서 괴로웠어. 가 아니었다. 조금쯤은 날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할까? 내가 건드리고 싶지않은 기억이 상처나 싫은 기억들로만 차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때를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작가가 느꼈던 생각과 즐거움들이 겹쳐지는 나의 어린 시절도 있어 묘한 감정이 들었고, 그랬지. 나도 그때는 그랬던 때가 있었다며 소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함께 곱씹으며 책을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더불어 이 책은 내가 끌려 했던 표지의 그림 외에도 내용과 관련된 최도성님이 그리신 삽화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한 이야기의 시작에 그림이 한 장씩 있어 그림이 앞으로 읽게 될 이야기를 어떻게 담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그림을 다시 펼쳐보며 이야기를 되살려 보기도 했다. 이러한 점이 그림과 글의 새로운 만남으로 즐거웠고, 이제 꽤 나이가 들어버린 내게 가물가물하고,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이야기가 오히려 꺼내 만져보면서 그저 그때 힘들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만 차 있었던 건 아니었구나 싶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과 함께 나의 어린 시절을 만나면서 치유와 쉼의 시간이 된 것 같아 참 좋았던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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