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대륙
미지 레이먼드 지음, 이선혜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미지의 세계, 쉽게 범접 할 수 없는 세계를 이 소설 속에서 담뿍 맛 볼 수 있다. 때때로 이런 내용을 다루게 되면 지루하거나 너무 긴 서술형식으로 설명해서 집중되지 않게끔 만들지만, '나의 마지막 대륙'은 깔끔하게 정리된 문체와 너불너불 거리는 불필요한 설명 없이, 섬세하게 남극을 표현하고 있어서 눈앞에 그려지듯 남극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뎁이 사랑해 마지않은 펭귄들은 이 책이 그녀의 시선으로 쓰여 있기에 그러한지, 보는 내내 그들이 너무 사랑스러웠고, 그들을 위협하는 인간의 존재가 화가 났다. 하지만, 이 책은 온전히 남극에 관한 이야기와 그곳의 환경과, 펭귄에 관련된 환경보호를 내세우는 소설만은 아니다. 것보다는 중요 조연급이라고 해야 할까? 환경이야기가 주가 되어서 흐르는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강요 없이 우리가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에 관해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그것들을 보호해야 함을 잘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나의 마지막 대륙'은 순차적인 시간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난파 1주일 전, 난파 5년 전, 난파 5일 전... 난파 20년 전, 난파 몇 시간 전.. 이렇게 시간을 정신없이 오가며 진행된다. 엄청난 규모와 완벽함을 자랑하는 유람선 오스트랄리스호의 난파는 시점을 향해 뎁의 이야기가 뒤섞인 시간순대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간다. 하지만 시간순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읽는데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 회상씬등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 진행되는 이야기는 많으니까 말이다. 뎁과 켈러는 커다란 상처를 안고 남극에서 만나게 된다. 뎁은 펭귄의 생태와 서식지, 개체수 등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박물학자이다. 그녀는 황제펭귄의 암컷 같은 삶을 꿈꾼다. 알을 낳으면 수컷에게 맡기고, 먼 길을 떠나 새끼를 먹일 만큼 영양분을 비축하고 나면 수컷에게로 돌아오는 황제펭귄의 습성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그녀에게 모든 걸 잃고, 남극으로 온 켈러를 만나고, 두 사람은 함께 펭귄에 관해 연구를 하면서 사랑이 깊어져 간다. 하지만, 켈러의 사랑이 깊어진 건 뎁에게만은 아니다. 켈러는 남극에 관한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한 이유로 그들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가운데, 오스트랄리스호의 침몰사고가 벌어진다. 거대한 배였기에, 타고 있던 승객이 많았던 만큼, 엄청난 사상자를 발생한다. 하지만, 이 어마무시한 사건은 비단, 사람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다. 남극의 생태계에도 심각한 문제이며, 펭귄들이 끔찍한 피해를 입게된다. 이야기는 급박하고, 뎁의 안타까운 마음들과 다급했던 마음들처럼 배가 침몰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어 가 그녀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받으며, 긴박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느끼는 아픔과 절절함을 전달되었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을 때 끌리긴 했지만, 러브 스토리가 중점인 소설인 줄은 몰랐다. 물론, 오스트랄리스호가 빙산에 의해 침몰되는 전.후의 사건과 침몰의 이야기의 주위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지만, 그 난파사건의 중점엔 뎁과 켈러의 러브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엔 남극이라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대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랑스럽고, 안타까운 펭귄들까지...

이 책에 끌리게 한 요소인 남극이라는 묘한 장소의 이야기는 읽기 전 읽고 싶은 마음은 들었으나,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424페이지라는 두께감에 부담감도, 전문용어들의 난무한 책은 아닐까? 라는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담백하고, 깔끔한 글은 잘 읽혔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나 역시 남극에 관해서, 소설이지만 생생하게 접하고, 느낄 수 있었다. 펭귄의 일로 나 역시 인간들이 싫어지는 기분이었다.

 

상처를 끌어안은 뎁과 켈러의 사랑이야기와 신비스럽고, 매력적인 장소, 그리고 펭귄~!!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한데 잘 버무려진 ‘나의 마지막 대륙’은 무척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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