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 쓰무라 기쿠코(津村記久子) 저 | 박정임 역 |
일본 소설| 248페이지 | 128 x 188 (B6) | 2017. 11. 15 | 알에이치코리아(RHK)

 



 ◐ 지은이 :  쓰무라 기쿠코(津村記久子)

​197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 입사한 첫 직장에서 상사의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10개월 안에 퇴사했다. 이후 재취업 교육을 거쳐 다시 취직해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다, 2005년 '너는 영원히 그들보다 젊다'로 제 21회 다자이 오사무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8년 '뮤직 브레스 유!'로 제 30회 노마문예 신인상, 2009년 '라임포토스의 배'로 제140회 아쿠타가와상, 2011년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로 제28회 오다 사쿠노스케상, 2013년 '급수탑과 거북이'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2016년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로 예술선장 신인상, 2017년 '부유령 브라질'로 제27회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받는 등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었다. 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는 여성의 일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위트 있게 그려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받은 후에도 잠을 쪼개가며 직장 생활과 글쓰기를 계속하다 2012년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에세이 '하고 싶은 건 다시 자는 것뿐', '머리맡의 책장' 등이 있다.

 ◐ 목  차

  •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 오노우에 씨의 부재
  • │특별 부록│ 어른의 하루하루



오늘도 무사히 퇴근하길 바라는 가련한 출근자들의 일상

갑자기 걸려온 낯선 남자의 항의 전화에 시달리는 사게노부와

진상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 매일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나카코.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서른둘. 업무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어느 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재회하게 된다.

 

< 책 정보 : 책 표지 참조 >





제목을 보면, 자기 계발서가 아닐까 싶다.

물론 표지는 귀엽지만 말이다. (지쳐 보이고, 무기력해 보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물들이 마치 나 같다라며 공감을 잘 하는 건 원래 내 성격 탓인가?

아니면, 내가 관심 가는 이야기, 마치 나의 이야기를 느껴지는 느낌의 책들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에 매번 인물들에 공감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이 책을 만나기 전 소개글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이거 내 이야기다.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나?

 

저자가 아무래도 직장생활로 직장상사의 괴롭힘 등 자신의 경험을 녹여 쓴 소설이라서 그런지 주인공들에게서 내가 보였다. 액년이라서기보다 회사생활은 늘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고, 행복하지 않지만 불행하지도 않은 나날들이 아닐까 싶다. 어른의 하루하루...

 

‘사토’라는 같은 성을 가지고 있는 나카코와 시게노부는 잠시 업무로 스치듯이 만났을 뿐 이야기는 계속 따로따로 진행된다. 마치 그저 다른 이야기 두 개가 흐른다. 아~ 이 사람들은 만나게 해주려나? 설렘...설렘을 묘하게 기다리며 책을 읽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직장인의 하루하루를 담은 직장인 소설로 두 사람의 묘한 기류보다는 회사에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나날들을 보내는 남, 녀의 이야기이다. 마땅히 대화 상대도 별로 없고, 사이가 좋았던 동료와의 사이는 이유도 알지도 못한 채 틀어져 있고, 진상 고객은 무리하게 굴면서 끊임없이 나카코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트집을 잡아 일을 늘리며 스트레스를 준다. 시게노부는 본래 근무지인 도쿄에서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고향이기도한 오사카로 근무지가 옮기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일에도 별로 불만도 없다. 그는 일을 잘 처리하는 듯 보이지만, 뭔가 활활 타오르는 의지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맡겨진 일이니 열심히 하고 있을 뿐...? 하지만, 일을 성실히 하고 있는 그에게 밑도 끝도 없이 항의를 해오는 사람이 나타난다. 제대로 사과하고, 설득하려하지만, 상대는 원하지 않는다. 다만 끝임 없이 시게노부를 상대로 불만을 토로할 뿐이다. 그런 그는 화도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건 오랜 회사생활로 터득한 무기력함이 아니런가? 나 역시 그러하니까 말이다. 어차피 달라질 것 없는 어른의 하루하루랄까? 기대를 해봐도, 설레어 보아도, 심지어는 화를 내어보아도, 불만을 표시하거나, 회사에 의견을 제시 해봐도 그것이 결국은 달라질 것 없다는 현실. 하지만 나는 계속 일을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화조차도 나지 않는 상황은 아닐까? 그래봐야 달라질 것 없는.... 내가 그러하니 말이다. 그런 기간이 길어지면 무기력에 빠지고, 그러다보면 시게노부처럼 신체의 문제도....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여하튼, 크게 풍파가 불어 하루하루를 위험천만하게 살고 있지는 않지만, 어쩐지 좋지도 싫지도,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삶이 더 위험천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대체 이 무기력에 빠진 삶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려나...?

그들이 달라져야 함을 깨닫고, 달라지려 시도하듯 나 역시 작지만 움직여 봐야 하지 않을까?

 

책은 뭔가 그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에 관해서 대체 왜?? 라는 이야기도 해주면 좋겠다 싶지만, 그건 아무래도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겪는 일상다반사(?)적인 이유모를 사건사고들이라.... 오히려 밝혀 두는 것 보다 이런 채로 두는 것이 더 직장인에게 공감이 가려나?

 

어쩐지 나를 보는 듯 한 두 사람의 모습에 고개를 끊임없이 끄덕이며, 그들이 이해가 갔고, 재미있기도 했고, 시게노부와 나카코의 사이로 괜스레 설레기도 하며 잘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라 끝이 아닌데, 뒤에 조금 짧은 이야기로 ‘오노우에씨의 부재’가 있다. 어쩐지 사카마키 역시 남 이야기 같지 않은 느낌이었고, 짧지만 이 이야기도 뭔가 생각할 여운을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 두 이야기 모두 하아... 이게 뭔가? 여기서 끝내려는건가? 라는 생각이었지만,

읽고 나서 좀 더 직장생활이라던가, 내 모습이라던가, 변화하거나 내 상하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라던가, 설렐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꽤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또 한해가 마무리되어가는 이맘때에...

어른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직장인들이 읽으면 꽤 격공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직장인 소설일 것 같다.

 

작가님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글들을 담은 여러 작품들을 쓰셨다고 하니 ‘설레는 일, 그런 것 없습니다’에 꽤 꽂혀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책 읽기 전에 부록으로 짧은 만화부터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설레는 일, 그런 것 없습니다’의 내용의 함축이랄까? 짧은 줄거리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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