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하여금

죽은 자로 하여금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지각이나 병가를 낸 적 없고,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며 성실히 근무를 해 온 이석. 그런 그를 들어온 지도 얼마 되지 않는 무주는 크게 의지했고, 이석 역시 무주를 잘 대해주었다. 이석의 지원으로 인하여 무주는 병원장 직속 기관인 혁신 위원회에 발탁되었다. 조선업이 주인 이인시에서 조선업이 위기를 맞이하자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조선소들이 문을 닫고, 그와 연계된 회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이인시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거나 살기기 매우 어려워 졌다. 그러하니 병원이라고 멀쩡할 리 없다. 그들이 있는 병원도 점점 어려워지니 그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혁신 위원회. 무주는 방법을 모색, 조사 중 이석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다. 무주는 고민하게 된다. 부정행위를 고발해야 할지, 이석과의 의리를 지키는 것이 맞을지.... 더군다나 이석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기에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을 상황을 생각한다. 병원의 의료 사고로 아이는 깨어나지 못한 채로 내내 병원에 있다. 가방끈이 길지 않은 이석이 아무리 노력해도 더 많은 급여를 받거나 직급을 얻을 수 없었고, 아이의 병원비는 감당하기 힘들만큼 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따로 빼돌리지 않으면 안됐을 거라는 이해가 든다. 하지만, 자신이 맡은 직책과 자신의 태어날 아이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어진다. 그렇게 고민하던 무주는 활용성이 별로 없는 병원 게시판에 이름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로 글을 올리게 되고, 그 후 이석은 병원을 나가게 되고 병원장도 바뀌게 된다. 사람들은 이 모든 사건이 무주의 폭로로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병원 사람들은 무주를 비난한다.

모든 인물의 삶이 이해가가는 상황이다.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없지만, 지켜야 할 것과 그리고 실 상황에서 우리는 실제로 흔들리고 있는 문제들이지 않는가 싶다. 무주가 했던 선택도,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도 때때로 현실에서 마주치고, 고민하고, 처해지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읽으면서 무주에게 좀 깊이 감정이입을 하고 읽게 되었던 작품이었다.

무너진 조선업, 병원의 비리와 의료사고,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도덕적 신념과 정치적 이야기들... 현 사회의 문제들을 고발 이야기함으로써, 좀 더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고, 인물들의 갈등과 이야기들을 보면서 인간의 내면적 이야기들을 좀 더 적나라게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문학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이해도에 관한 문제에 관해 걱정하다보면 책을 만나지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작가가 하고자하는 부분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걸 혼자서 괜히 신경 쓰이게 되어서.... 헌데, 이번에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를 만나게 되면서 읽기도 어렵지 않았고, 잘 읽히고, 내 나름의 해석과 뒤에 작품 해설이 따라 있어서 읽으면서 놓치거나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좀 더 정리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좋았다.

편혜영 작가님의 < 홀 >이 꽤 유행을 타고 있을 때 계속 읽어보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이제야 < 죽은 자로 하여금 >을 만나게 되어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고 보니 얼른 < 홀 >도, 그 외에 다른 작품들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