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머리에 폭탄이 있는 여자와 돈에만 집착하던 남자의 만남이라고 하기에....

뭔가 단순한 로맨스 소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뭔가 읽고 싶게 만들었다. <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라는 조금은 독특하고, 자극적(?)인 제목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다행히 <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는 뇌종양을 가지고 있는 돈 많은 여자와 돈에만 집착하는 남자의 그렇고 그런 로맨스는 아니었다. 묘하게 미스터리한 구조까지 가지고 있었다.

 

조부모님으로부터 엄청난 상속을 받았지만, 머리에 폭탄까지 생겨버린 유카리.

그녀는 매일매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를 공포에 빠뜨리고, 외출에 관한 공포에 느끼고 있는 이유는 그녀가 어마어마한 상속녀가 되고 나서부터 받게 된 협박들과 가족이 없는 유카리가 죽으면 유산을 받게 될 먼 친척이 그녀를 호시탐탐 그녀의 죽음을 한시라도 더 빨리 당기려 한다고 여기며 하루하루를 공포로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다이아몬드로 만든 새장에 갇힌 새처럼 병원 밖으론 한발자국도 나서지 못한 채로 꿈을 캔버스 위에다 그리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있는 병원에 우스이가 실습의로 오게 된다. 그는 아버지가 빚만 남긴 채 집에 돈을 모두 가지고 다른 여자와 도망 가버려 어려운 형편으로.... 그가 돈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가족들을 부양하고, 아직 남은 어마어마한 양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둘은 각자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자신들을 옳아매고 있는 것으로 어두움 속에 빠져 있었다. 그런 둘이 기적적으로 만나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 준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지만, 한 달여의 수습 기간을 마치고 돌아간 우스이는 다시는 유카리를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만다. 뭔가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은 유카리, 우스이는 그 뒤를 쫒게 된다.

 

작가님이 실제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외과 전문의로 활동하는 현직 의사라 그러한지, 이야기 속에도 자연스럽게 잘 녹아 있는 것 같아서 읽으면서 딱히 불편한 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묘한 제목을 가진 로맨스 소설이구나? 라는 생각에 살짝 끌렸던 <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는 일본 특유의 메시지 전달과 감동도 있지만, 적당한 미스터리한 추리물로 흥미를 끌어 즐겁게 해주었던 것 같다. 꽤 즐겁게 읽었다.

 

읽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한 < 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 > 역시 치넨 미키토님의 작품인지 몰랐다. 책을 다 읽고 후에 작가 소개 글을 보고 왠지 반가웠달까? 아직 < 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 >을 읽지 않았지만, 뭔가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알고 있다는 기분.(엉터리 같지만....) 제대로 그렇게 느끼려면 얼른 < 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 >을 미루지 말고 읽어봐야겠다.

 

 

 

무슨 짓을 해도 폭탄의 카운트다운을 멈출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겁을 내봤자 손해죠. 게다가 저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폭탄을 안고 있더라도."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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