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정희의 기담 -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오정희 지음, 이보름 그림 / 책읽는섬 / 2018년 9월
평점 :

2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에 ‘어느 봄날에’,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지’, ‘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 ‘용산화’, ‘누가 제일 빠른가’, ‘주인장, 걱정 마시오’, ‘짚방망이로 짚북을 친 총각’, ‘고씨네’ 이렇게 8가지 이야기가 짧게 들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을 땐 엉? 했다. 하지만, 짧은 이야기고, 기담이란 것에 깜빡했나보다... 그래서? 라고 끝난 이야기에게 묻고 있었다. 그저 이야기마다 한국 감정이 잔뜩 묻어 있는 기묘한 이야기 인 것을.... 오랜만에 뭔가 상당히 재밌었다. 아주 어릴 때가 생각도 나면서 기묘한 느낌의 전래동화 같은 걸 읽고 있는 기분. 묘하면서, 재밌는 어릴 때 전래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다.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전래동화도 보면 특출하거나, 재밌는 인물들, 혹은 기묘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묘한 분위기와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감동을 전해주기도 하는 점도 전래동화 같다고 생각이 들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은 채 200페이지도 되지 않기에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누나가 동생을 위했던 이야기나, 구렁이 딸을 아이를 낳게 된 엄마, 그리고 그 아이가 정성해서 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고 벌어지는 이야기, 의붓어미가 의붓딸에게 몹쓸 거짓으로 모함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여 그 아이가 접동새가 된 이야기라던가,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서 준비 중에 만난 큰 지네와의 악연으로 계속된 싸움을 하게 되는 사연, 손이 빨라 누에씨를 받아 고치를 짓는 것부터 시작해서 옷 하나를 만드는데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는 처자의 남편감을 구하는 기묘한 이야기, 김응하 장군에 관한 설화, 열심히 살았지만, 짚북을 쳐 가슴 울리게 했던 이야기, 고씨네는 고시레에 관한 내용을 재밌게 쓴 게 아닌지... 아니면 고시레의 하나의 썰 중에 하나인가 싶다. 이렇게 여덟 편이 신비한 능력을 지닌 인물들과 이야기들로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들의 기묘한 이야기 속에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감동적이기도, 슬프기도... 그래서 왠지 무섭게 느껴지는 감정이 들기도 하면서 짧은 이야기에서도 잘 표현되어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님의 의도했던바와 같이 어느 세대가 읽어도 거부감 없이 두루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좋아할 것 같다.
실제로 짧은 이야기들(단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 오정희의 기담 >을 무척 재밌게 읽으면서 어릴적 읽었던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은 전래동화책들이 떠오르며 옛 추억 감정에 묘한 기분이 되기도 하면서 책을 참 재밌게 잘 읽은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가 또 이렇게 구전이 되어 전달 될 것 같다. 할머니가 읽고, 아이에게 읽어주거나, 들려주고... 그리고 그 아이들이 친구에게 다시 전달하고, 같이 재밌어하고, 이야기하고....그렇게 이야기와 함께 자라나는 거겠지? 싶은 게 무척 재밌구나 싶은 재밌는 상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