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영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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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이자 배우이자, 영화감독 등의 이력을 알고 있었지만, 기타노 다케시님이 글까지 쓰시는 줄 몰랐다. 나도 아날로그적인 것을 더 좋아하기에 사실 작가님이 누구인가 보다 제목과 소개 글에 이끌렸었다.

 

요즘같이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살며 간단히 나와 타인을 연결되지만, 오히려 그런 쉬운 연락들이 가볍고, 의미 없는 인연들이 많음을 느끼기에 < 아날로그 >를 읽으면서 디지털 문명에 익숙지 않은 두 주인공의 아날로그적인 사랑 이야기가 무척 마음을 이끌었다.

 

첫 만남부터 인상적이었던 미유키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사토루.

하지만, 둘은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은 채 다만 미유키가 목요일마다 그들이 만났던 카페 ‘피아노’에 들린다고 하여 매주 목요일마다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사토루이지만, 회사에 매인 직장인으로써 언제나 목요일 정시퇴근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에겐 애만 태우는 나날들이 쌓여간다. 그렇다고 서로에게 연락처를 교환한 것도 아니라서 연락할 수도, 정황을 설명할 수도, 다른 날로 약속을 잡을 수도 없다. 계속 ‘피아노’에서 만날 수 없다면 그저 서로가 싫어졌다 짐작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에 사토루는 성도 모르는 미유키라는 이름만 알고 있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피아노’에 목요일마다 가고자 노력한다. 그런 그에게 하나뿐인 소중한 가족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상을 치르고 난 후 정말 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미유키에게 청혼을 하기로 하지만, 그 이후로 사토루는 미유키를 만날 수 없게 된다.

 

어찌 보면 조금은 단조로운 진행에 매우 극적인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심심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토루와 미유키의 만남과 만나지 못하는 시간들을 엿보면서 사토루와 애틋한 감정들을 전달받게 되고, 아날로그적 사랑이야기에 더욱 매료되게 되는 것 같다. 무색소, 저염식 순애 소설이라는 표지 글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마무리가 사실 좀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요즘에 이런 이야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일본의 잔잔한 영화를 한편 보는 기분이기도 했고...

예전에 몇몇 영화로만 보았었던 기타노 다케시님이 이런 이야기를 쓰신다는 게 무척 흥미롭기도 했고, 직접 출연하셔서 영화를 찍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타로 다케시 작가님의 장편소설인 < 아날로그 >로 오랜만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빠져보고, 아날로그적인 사랑이 그리워지는 것 같다. 사랑뿐만 아니더라도 요즘처럼 무언가 쉽고, 빠르게 이뤄지는 세상 속에서 이렇게 끈기 있고, 더디어 더 애틋해지고, 갈망해지는 마음을 가지고 소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소중한 것들에 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부모님에 관한 애틋한 감정도 느끼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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