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함정 -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
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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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현명하다고 믿는다. 우리의 추론은 심사숙고 끝에 내려진 합리적인 결정이며, 자유의지에 따라 능동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4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본 책을 통해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우리들의 어리석은 모습을 사례로써 목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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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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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실존에 의미가 없다면 어떨까. 한번뿐인 나의 인생에 딱히 의미랄 게 없다면, 우리는 삶을 견딜 수 있을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종종,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엔 인간의 이해력을 넘어서는 형이상학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불운, 예컨대 일생을 베풀며 살아온 이들의 교통사고랄지, 신실한 부부의 자녀에게 벌어지는 끔찍한 일을 두고, 우리는 손쉽게 얘기한다. 주님이 이들을 특별히 긍휼이 여기셔 거두사.......”




하지만 만약 이유 같은 게 없다면 어떨까. 이 질문은 문턱에서부터 위태롭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종교의 그림자가 너울대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종종 17세기 이전으로 퇴행한다. 니체의 선고로부터 한 세기가 더 지난 지금에도, 우리는 신의 관한 얘기라면 왜 이토록 경직되는 것일까.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해 온 진실을, 언제까지 먼지가 쌓이도록 방치할 것인가.




<신 없음의 과학>은 이러한 질문을 전면에서 마주한다. 정확히는, 앞뿐만 아니라 양 옆과 뒷면을 샅샅이, 주사위 굴리듯 뒤져본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리처드 도킨스’와 ‘샘 해리스’의 프롤로그가 1/4을 차지하고, 본론은 2007년 무신론의 대표주자 네 명의 대화록으로 구성된다. 특이한 건, 이런 유의 책에서 흔히 차용되는 찬/반 구도가 아니라, 같은 결론을 가진 논객들의 대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결은 미묘하게 달라서 팽팽한 장력을 조성한다. ‘왜’라는 질문 앞에서 불편함보다는 흥미를 느끼는 논객들답게, 결말이 보이는 토론에서 이들은 끝없이 추궁한다. 특히 ‘샘 해리스’가 그렇다. 이를 테면, 종교인의 부조리에 모욕감을 느낀다는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의견에 “하지만 정말 기분이 상하십니까? 그저 옳지 않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요?”(p84) 라고 되묻는 것이다.





이처럼, <신 없음의 과학>은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는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이루는 곁가지들 역시 사려 깊게 관찰한다. 이를 테면, 무신론과 유신론이라는 각 진영을 이루는 논리와, 그것을 지켜내려는 심리 역시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이 책이 같은 결론을 두고서도 200여 페이지에 이르는 경합을 펼칠 수 있던 이유가 여기에 있던 것이다. 성과 정치와 더불어 사갈시되어 온 종교라는 테마를, 이제 용기내서 마주할 때가 아닐까. 그런 독자에게 <신 없음의 과학>은 짧고 묵직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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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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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산문은 종종 습작같은 느낌을 주곤 하는데, 김애란의 산문은 그 자체로 이미 문학이다. 김애란 작가를 더는 소설가같은 단어로 한정하고 싶지 않다. 김애란을 지칭할 훨씬 더 큰 낱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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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구석구석 원소를 찾아라! - 화학 탐정 셜록 옴즈와 함께 펼치는 신기한 과학 수사 과학 탐정 셜록 옴즈 1
마이크 바필드 지음, 로렌 험프리 그림, 김성훈 옮김, 장홍제 감수 / 원더박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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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더박스에서 출간된 <우리 집 구석구석 원소를 찾아라!>입니다이게 로렌 험프리의 그림이 수록돼 있어서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당장 화학일반에 대한 이해는 든든한 편인데도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그러니까 책은 도입부부터 흥미로운 화두를 던집니다.



사건 발생 풍선머리카락을 들어올리다.





2.


정전기에 관한 얘기가 등장하는 것인데요자연스레 전하와 인력에 관한 이야기는 화학의 기본인 '원소'에 관한 얘기로 수렴합니다이윽고 빅뱅을 얘기하게 되고 수소헬륨 등 주기율표에 수록된 원소를 흥미롭게 하나하나 들춰보게 되어요사실 아무리 전공자라 할지라도 아인슈타이늄이나 홀뮴같은 원소는 다룰 일이 없거든요그런 원소들의 특징들까지 아기자기하게 담아내고 있는 책입니다.




3.


화학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필요하신 분들에게혹은 과학관련 면접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에게심지어 화학 전공자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저같은 경우 피트 면접을 준비할 때 있어서도 이런 류의 책들에서 상당히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교과서 너머의 교양이랄까요올해가 주기율표의 해라고 하던가요각 원소의 성질들을 다채롭게 담아낸 이 책을 연령과 무관하게 추천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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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려 있는 교양 만화 '미스터리 원소'는 원소를 발견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충실하면서도 코믹하게 보여 줘모두 10편으로 되어 있는 이 만화만 읽어도 원소 발견의 역사를 마스터할 수 있을걸화학의 역사가 궁금한 친구들이라면 '미스터리 원소'를 놓치면 안 된다구혹시 알아친구들도 원소 이름의 주인공이 될지원소 이름 가운데는 원소를 발견한 사람이나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 이름 뒤에 을 붙여서 만든 게 있어노벨륨(노벨+), 아인슈타이늄(아인슈타인+), 퀴륨(퀴리+같은 거지어쩌면 친구들의 이름 끝에 이 붙은 원소 이름이 생겨날지도 모르는 일이야그러니 꿈을 소중히 가꾸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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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 주술사부타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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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에서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민교수의 신작입니다본인이 글쓰기에 애정을 종종 드러낸 바 있고글에서도 본인의 방향이 뚜렷합니다쉽고 직관적인 글을 쓰자는 것입니다개인적으로도 서민 교수의 강의를 담은 많은 클립을 인상적으로 보기도 했어요굉장히 광범위하고 당연히도 지루할만한 의학사를 서민 교수는 어떻게 풀어 쓸 것인가...






2.


어라그러니까 조금 놀랐어요상당히 과감한 시도를 합니다바로 스토리를 생성해내는 것인데요이를 테면 "5000여년 전신석기 시대의 인류는 통증을 경감하기 위해 문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차가운 문장을 수 페이지에 걸친 소설로 구현해내는 식입니다당시에 주술사그러니까 타투이스트를 캐릭터화해서 책에 등장시켜요사실 이런 방법은 굉장히 직관적이고잘 와 닿을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진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위험합니다사실이 상당히 왜곡될 수 있거든요이 책에서 오직 팩트만 골라 추출한다면 몇 문장 나오지 않을 겁니다서민 교수는 그 뼈대를 바탕으로 두툼하게 살을 붙였고 그 결과기 오늘 소개드릴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입니다.





3.


우선 당연스레 잘 읽히는 편입니다다만상당한 이야기꾼이 쓴 느낌은 또 아니에요얼마간 유치한 부분도 있지만 그 점만은 확실합니다이런 시도를 한 책은 잘 없어요특히 국내에서는요어찌 됐든직관적으로 재미있게의학사를 들여다보기 유용한 책입니다그리고 선정된 내용들도 의학사를 통틀어 볼 때상당히 함의가 깊고 흥미로운 부분들이에요수록된 글감을 첨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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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실린그게 뭡니까?"


농부가 대답했다


"정말 마법 같은 약이지요알렉산더에게 그 약을 투여하자 고열이 떨어지고 고름도 없어졌어요가장 놀라운 점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사를 한 것입니다죽어가던 사람이 살아나는 것기적이자 마법이지요." 


-본문,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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