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생각들 - 당대 최고의 석학 110명에게 물었다
존 브록만 엮음, 이영기 옮김 / 갤리온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1.

  오늘 소개드릴 책은 비에이몰에서 출간된 <위험한 생각들>입니다. 형식적인 측면은 단순합니다. 110여명에 이르는 당대 석학들의 생각들을 담고 있고, 그렇다면 '위험한' 생각들이 무엇이냐…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올바르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들이라고 책은 서두에 정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내용들이 시종일관 충격적이지요.

  그러니까 대표적인 예로 지동설을 얘기해 봅시다. 시대에는 그 시대의 간판 격인 패러다임이 있고 (이를테면 종교라던가…) 그 기준에 반하는 이론을 내놓으면 그것의 논리와는 무관히 무조건적으로 배척 당하기도 하잖아요. 갈릴레이나 다윈이 대표적이죠. 반면, 이 책은 오직 논리만을 추구하고 있고 와중에 그 위험한 발언들을 밀도 높게 책 한 권으로 엮어내고 있습니다.



p.s)
저는 이 책의 집필의도를 보자마자 <만들어진 신>을 저술했던 '리처드 도킨스'를 떠올렸는데 역시나 이 책의 에필로그를 멋지게 담당하고 있더군요.






위험한 생각들

저자 존 브록만

출판 갤리온

발매 2007.08.24.

 
▲ 110명의 올바르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들>







 
▲ 위험한 생각들
 
▲ 리처드 도킨스의 <위험한 생각들> 에필로그



  책의 구조는 이처럼 명확하고 간결합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를 담당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글을 잠깐 볼까요. 뭐랄까, 리처드 도킨스의 에필로그는 제게 일종의 도끼였습니다. 전공지식이라는 오만의 얼음장을 산산조각 내 주었달까요. 문득, 자신이 어떤 분야를 잘 안다고 생각할수록 정작 핵심적인 부분에선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위의 첨부된 사진에서 보이는 도킨스의 논의는 사실 생명윤리의 진부한 예시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인간이라는 개체로 성숙될 수 있기에 생명으로 간주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도킨스는 애초에 그 시작점에서 질문을 던집니다. 그게 정말 맞느냐, 그렇다면 왜 다른 동물들은 육종을 개량해 스테이크를 해 먹을 수 있었고, 수박의 종자(씨)를 없앨 수 있냐는 등의.. 섬뜩한 예시를 들어주는 겁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결코 인간의 개량을 옹호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 생각조차 가질 수 없는 상황을 위험하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머리가 띵해져 옵니다. 저는 배아줄기세포는 생명으로 간주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게 진리라고만 생각했던 게 아득해져 오는 겁니다. 우리가 진리라고 강경하게 믿고 있는 것들은 사실 얼마나 연약하고 허망한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관련분야의 전문 지식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내 목소리를 높이는 책이기에, 그 자체로 상당히 유익합니다. 책의 설정부터 담고 있는 컨텐츠까지 시종일관 흥미롭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분들께 강권하고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누리 2021-12-13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지몽매한 교회의 가르침 속에서 혁파한 인물이 갈릴레오라고 으레 소개가 되곤 하는데 ‘무신론자들의 망상‘ 이라는 책에서는 사뭇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갈릴레오는 그리 신사적인 인물이 아니었으며 그 당시에 그가 주장했던 것에 근거는 부족했다고 합니다. 어쩌다 보니 계몽의 선구자가 된 셈이라고 하네요. 덧붙여 과학의 발달은 종교계의 지원 하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역사라는 것이 현재의 정치 상황에 맞춰 해석되기 십상이니 종교인으로서 아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