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총, 균, 쇠>라는 획기적인 저술로 대한민국을 휩쓴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신간을 소개한다. <대변동>을 러프하게 소개하자면 현대사회의 만연한 위기를 소개하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에 관한 통찰이라고 하겠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롤로그와 1장에서는 '개인'이라는 단위에서의 위기를 파악한다. 이후,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의 역사와 당면한 위기를 살핀다. 당연하게도 마지막 3부에서는 그 위기를 두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다루게 된다. 따라서 <대변동>에는 위기, 선택, 변화라는 부제가 붙었다.

2.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가장 탁월한 점은 이러한 학술적인 주제를 에피소드로 풀어나가는 방식일 것이다.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사용하는 방식인데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그것은 조금 다르달까. 경박하지 않고 어딘가 묵직하다. <총, 균, 쇠>의 총알을 장전시킨 질문은 한 원주민의 질문이었다. 그리고 저자를 스쳐나간 그 질문은 인종주의와 선민의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수많은 편견들을 '과학적'으로 종식시켰기에 걸작으로 남았다. 그렇다면 <대변동>에서는 어떨까. <대변동>의 프롤로그는 두가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3.

첫 번째 이야기는 코코넛 그로브 화재 사건. 1942년 11월 28일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며 손님들로 붐비더 코코넛 그로브라는 보스턴의 나이트클럽을 완전히 휘감았다. 질식이나 연기 흡입, 압사나 화상 등으로 총 492명이 사망했고......(p17)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는 1956~1961년 사이에 악화된 영국의 국가적 상황을 다룬다. 즉, 전술된 이야기는 개인의 이야기이며 후술된 이야기는 국가적 차원의 이야기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과, 그의 한 조각인 프롤로그의 구성을 이루는 일관된 치밀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프롤로그 뿐 아니라 책 전반에 걸쳐 적절한 에피소드를 양분처럼 공급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씨줄과 날줄 삼아 강한 장력을 조성하여 '위기'라는 주제의식을 극복할 혜안을 600여페이지에 담아 제공하는 것이다.

4.

<총, 균, 쇠>라는 걸작의 가장 훌륭했던 점 중 하나는 사회학적인 논의를 과학이라는 툴로 풀어냈다는 데 있다. <대변동> 역시 그런 부분이 돋보이지만 이는 <총, 균, 쇠>로 물꼬가 트인 하나의 작법이 되었으므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변동>은 저자의 전문분야를 대놓고 다루는 책이라 장르를 넘나드는 탁월함을 찾는 재미보다는 세계적인 석학의 어떤 통찰을 어깨 너머로 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책이라는 매체로 다루기에는 가변적이고 거대한 이 지구촌을 특정한 시선으로 포착해내는 저자의 실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