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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지내고 있어요 - 밤삼킨별의 at corner
밤삼킨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1.
오늘은 에세이 한 권을 추천합니다. <PAPER>라는 잡지에서 14년을 연재한 '밤삼킨별' 님의 글들이에요. 소위 나우누리 시절이랄까요. '밤삼킨별'이라는 필명은 감성 글의 어떤 시원이 되었습니다. 14년 동안 연재된 ‘앳 코너’를 묶고 더해서 재구성한 책이에요.
책의 구성부터 서정적인데 우선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순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뒷면에서는 책이 상하가 역전되어서 새로운 표지를 갖고 있어요. 즉, 이 책은 뒤에서부터 읽어나가도 괜찮습니다. 글뿐만 아니라 사진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에피톤 프로젝트>라는 밴드를 아시는지요. 밴드 <에피톤 프로젝트>, <스탠딩 에그>의 자켓 사진으로 선택되기도 한 저자의 사진 역시 훌륭합니다.
2.
그러니까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난 잘 지내요".
잘 지낸다는 단단하고 따뜻한 말이 단지 말만 그렇지, 실은 그렇지 못한 어른들의 거짓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잘 지내지 못하는 상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지냈기 때문이다. -서문
내가 싫어서 거울을 보지 않았던 일, 현재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두려워했던 오타루의 겨울을 찾아간 일, 혼자만의 시간을 찾아 호텔의 어느 날과 장소를 구입했던 일, 남들과 비교하며 그저 열심히 산 젊은 날의 시간을 후회했던 일.
그리고 고백합니다. ‘난 잘 지내지 못했다’고, 그럼에도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다고,
당신도 힘들면 나처럼 얘기하라고 담담히 위로를 전하는 글입니다.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이 추억에 대한 예의
이제 조금은 더 잘 지내는 것이 아팠던 나의 마음에 대한 예의
-2014년 10월 <paper. at cor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