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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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입니다. 이 책은 그러니까 TED 강의에서 출발했습니다. 첫번째 강의는 2008년, ‘진보와 보수의 도덕적 뿌리’라는 주제로 진행된 18분짜리 영상이었고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고 해요. 이후 ‘종교, 진화와 자기 초월의 행복’, ‘공동의 위협이 어떻게 공통의 합의를 만들어내는가’ 등의 강의는 300만이 넘는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고요. 하이트는 이 강의들을 정갈하게 정돈하고, 외연을 확장해 <바른 마음>을 펴내게 됩니다. 그렇다면 세계는 왜 '바른 마음, The Righteous Mind'에 주목하는가. 그러니까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에 ‘바른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이 느껴져요. 특징적인 부분은, 좌-우 이념의 구획화에 재단되지 않고 양 측에서 모두 주목받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뉴욕 타임스는 이를 두고, ‘인류의 자기 이해에 기념비적인 공헌을 한 책’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동안 윤리와 정의를 다룬 책들이 도덕적 딜레마의 상황에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하이트는 직접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 이유를 밝힙니다. 종종 우리가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던 윤리적 문제는, 즉 '도덕'은 사실, 인간의 집단적 행동을 결정하는 강력한 요인이라는 것인데요. 굳이 '바른 마음'이라는 개념을 확립한 것은, 도덕적 감정이 가지는 권력을 부각하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 3원칙이 주목할만한데요. 집단을 움직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도덕적 우위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트는 이것 역시 ‘집단적 바름’을 추구하는 인간의 도덕적 본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기적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집단을 위해 희생할 수 있게 만드는가는 많은 학자들의 첨예한 논쟁거리였잖아요. 
하이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인간에게는 ‘군집 스위치’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이 발휘되는 순간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요. 사람들을 모으는 이 강력한 힘은 바로 집단을 위한 이타심 즉, 이집단성(利集團性)이라는 ‘바른 마음’에 있다는 것이지요.



이야기는 확장되어 왜 그들은 내가 생각하는 당연한 가치에 동의하지 않는가, 라는 화두를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결론은 "이 시대의 중요한 문제들은 모두 옳음과 옳음의 싸움이 될 것이다....” 랄까요.


본문에서 하이트는, 나만 옳고 그들은 틀린 것이 아닌, 나의 가치와 그들의 가치가 어떻게 ‘다른’지를 인식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다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본성인 ‘바른 마음’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해요.


사람들은 스스로를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주체라고 믿습니다. 실제로는 호/오라는 감정적 잣대로 판단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도 말이에요. 이 책이 정치권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은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즉,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 사이에 별다른 교집합이 없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인데요. 저자의 실험결과를 보면, 이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들이 그 대상만 다를 뿐 입장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테면, 진보주의자는 이민자, 성소수자 등에 대한 배려를 외치는 반면, 보수주의자는 상이군인, 노인 등에 대한 배려를 외치는 식이지요. 결국 둘 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주장하고 있어요. 


많은 영역에서 두루 이해되어야 할 멋진 책입니다. 강력히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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