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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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소개드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수식이 아니라 정말로 설명이 필요없는 작가니까요국내에서도 그의 팬들은 딱 반반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제 경우 소설은 그의 장편을 좋아하는 편이고 딱 그만큼 하루키의 에세이도 좋아하고 있습니다가장 최근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있었던가요하루키는 에세이가 됐든소설이 됐든 우선 책을 한번 펼치면 좀처럼 책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사실 얘기에 별 내용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문장 하나하나에 마음이 가거든요오늘 소개드릴 잡문집은 특히 그 매력이 극에 달한 텍스트들을 수록하고 있어요.

 

 



 

 

2.

 

최근에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이 책의 일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286노르웨이의 숲에 관한 일화인데요상당히 인상적인 내용입니다이 부분은 직접 일독을 권하고 저는 책의 프롤로그를 소개할까 하는데요.

 


작가로 데뷔한 지 삼십 년 남짓이런저런 목적으로 이런저런 지면에 글을 써왔는데 아직 단행본으로 발표하지 않은 글들을 여기에 모았습니다수필을 비롯해 여러 책들의 서문·해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각종 인사말짧은 픽션에 이르기까지 실로 잡다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 되었습니다미발표작들도 꽤 있습니다좀더 평범한 제목을 붙여도 좋았을 테지만편집자와 협의하는 자리에서 줄곧 잡문집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그대로 가도 괜찮지 않을까요라는 쪽으로 얘기가 흘러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이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잡다한 글들이니 철저하게 잡다하게 가도 괜찮을 거라고....

 


그러니까 어딘가 이유 모를 반짝임이 있는 글이에요정말 쓸모없어 보이는 글들도 어딘가 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괜스레 비장한 포부를 밝힌다거나 하는 식으로 느끼하지 않아요산들산들한 필치를 따라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릅니다말 그대로 잡문집이어서 음악에 관한 하루키의 식견이라던가 (워낙 유명하죠.) 작가로서는 금기시 여기는 얘기들에도 거리낌이 없습니다그러니까 하루키는 폼 잡지 않아요그래서 책이 재밌는 것 같습니다.

 

 

 

 

 

3.

 

특별히 추천드리고 싶은 대상도 없습니다누구에게나 좋을 책이에요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없이 즐거울 것이고하루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책을 좋아하지 않기는 힘들어요이 책은 어떤 것도 말하려고 들지 않거든요편안합니다정말 안락한 책이에요하루키를 그토록 싫어했던 엔도 슈사쿠언젠가 하루키의 작품을 두고서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책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었던 엔도 슈사쿠도 하루키의 책이 거침없이 읽힌다는 점은 인정하고 말았지요하물며 그게 저희라면 속수무책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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