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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낙관주의자 - 번영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1.
<본성과 양육>, <붉은 여왕> 등으로 유명한 매트 리들리의 화제작, <이성적 낙관주의자>입니다. 사실 이런 책이 존재한다는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을 텐데요. 정작 원문을 접하신 분은 많지 않으실 거예요. 제 경우 알랭 드 보통을 비롯한 4명의 저자가 함께 한 <사피엔스의 미래>를 보며 언젠간 매트 리들리의 저술을 한번 탐독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었던 터입니다. 방금 소개드린 책에서 매트 리들리의 주장들이 꽤 놀랍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미뤄 온 독서를 끝마치며 기쁜 마음으로 추천의 글을....
2.
그러니까 인류의 미래, 혹은 생태계의 미래라고 하면 어딘가 습하고 어두운 냄새가 납니다. 메탄 가스나 이산화탄소 등으로 인한 기온 상승, 혹은 빙하기의 도래, 분해되지 않는 폐기물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그런데 이 책은 초장부터 이렇게 말합니다. 앞으로 100년, 인류는 전례 없는 번영을 누릴 것이다. 사실 이 주장을 지탱하기 위해서 다소 무리를 한 적도 곳곳에 보입니디만, 그럼에도 이 주장은 주장만으로 가치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주장을 어디까지나 통계와 귀납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다시 말해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으로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는 책입니다.
3.
매트 리들리의 문체는 종종 신랄하고 혁신적입니다. 그러니까 프롤로그에 붙은 제목부터 그래요. 아이디어들이 섹스할 때.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은 독자라고 하더라도 머리 속을 뒤흔드는 이미지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타고난 글쟁이이기도 하거든요.
"나는 이성적 낙관주의자다. 이성적이라고 하는 것은 기질이나 본능 때문이 아니라 증거를 살펴본 결과 낙관주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펼치는 페이지들에서 독자들 또한 그렇게 만드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p26"
"지식이 놀랍고 멋진 것은 진실로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발명, 발견이 고갈된다는 것은 심지어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내 낙관주의의 가장 큰 근거는 여기에 있다. -p416"
4.
과학적 이성은 오히려 낙관주의를 선택했다는 혁신적인 주장을 하는 매트 리들리. 그 주장은 자체로 많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는데요. 무엇보다 어줍잖은 추측이나 전망에 그치지 않고 '이성적'으로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많은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얼마간 비관적인 생각이 깊게 자리잡은 저로써도 몇몇 대목에서는 괜스레 행복해지기도 했거든요. 물론 개인을 낙관하는 자기계발서 류의 책은 아닙니다. 통시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류의 번영을 낙관하는 책이에요. 많은 분들께 이 에너지를 꼭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