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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왕잉 지음, 오혜원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1.
'책이있는마을'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시리즈입니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1000가지>로 유명한 이재운 저자가 필두로 선 <우리말 잡학사전>이 시작이었죠. 벌써 세번째 작품인데 슬슬 소개드릴 때가 된 것 같아요. 오늘 소개드릴 책은 철학이라는 거대한 테마를 한 권으로 들여다볼 책입니다.
2.
어라. 그런데 저자가 중국인입니다. '왕잉'이라고 하는데요. 심지어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인데요. 어딘가 묘하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거시적인 철학사일반을 들여다보는 책이기 때문에 오히려 탁월할 수 있는 이력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가 중국인이라는 점은 이 책이 다른 철학교양서적과 차이점을 확보하는 지점인데요. 그러니까 철학사라고 하면 칸트에서 쇼펜하우어에 이르기까지, 어디까지나 서양 철학사를 중심적으로 다루게 되잖아요. 이 책은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동양의 철학에도 충분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84쪽에서는 송명이학을 집대성한 왕양명, 죽림칠현, 이기이원론을 완성한 주희 등을 다루기도 해요. 순자나 공자는 말할 것도 없겠죠.
3.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특히 초장과 종장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1장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도대체 철학이 뭐지?'. 이처럼 철학일반을 나름대로 정의하고, 그 함의를 꼼꼼히 따져본 후에 철학사를 소개하는 식입니다. 목록만으로 방대해지는 철학사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손끝으로 표피만 만져보는 느낌이지만 확실히 '알아주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기획이지요. 그럼 종장은 왜 중요한 것인가. 그러니까 7장은 철학 용어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잘난 척 하기 딱 좋도록, 독자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는 확실히 들어요. 사실 이런 용어들을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자면 어딘가 저자 입장에서는 품위같은 것이 떨어질 수도 있거든요. 저자는 그런 건 전혀 개의치않고 오직 독자 입장에서, 잘난 척 하기 딱 좋도록 철학사 일반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