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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1.
본토에서는 현직 작가들이 클래식으로 추천하고 있는 책입니다. 1994년 출간된 이래 25년째 변함없이 아마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번역 및 출간 된 나라만 16개국에 이르므로.... 글쓰기 수업에 관한 책이라고는 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수업에 관한 책이라면 일종의 명령들과 조언이 가득한 책을 떠올리게 되거든요. 이 책의 경우, 얼마간 사례 중심으로, 그리고 산문체로 쓰여진 글입니다. 어떤 면에선 단순히 소재가 글쓰기인 것이고 오히려 에세이스러운 부분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따진다.
“글쓰기는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이 도대체 뭔데요,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하느님께 허락이라도 받고 하는 소린가요?”
만약 사람들이 내 수업 중 하나를 들으러 와서 글쓰기나 더 잘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면, 나는 그동안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모든 것과, 일상 속에서 글쓰기가 내 삶에 끼친 영향을 모조리 말해 줄 수 있다. 일반적인 창작 관련서들에는 담겨 있지 않은 소소한 진실들을 알려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책에서 ‘12월은 전통적으로 글쓰기에 나쁜 달’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12월은 내 방식대로 표현하자면 ‘월요일만 잔뜩 있는 달’이다. 월요일은 글쓰기에는 좋은 날이 아니다.“
2.
저자는 앤 라모트. 아이러니하게 오늘 소개드릴 책을 대표작으로 갖고 있는 대중작가입니다. 본인이 오랫동안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들려준 이야기와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쓴 책이에요. 글쓰기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는 삶에 관한 팁들을 넉넉하게 갖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글쓰기에 관해 경험으로 터득한 노하우와 함께,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실체를 시종 신랄하게, 유려하게 펼쳐놓습니다. 실제로 본국에서는 창작 워크숍이나 학교 수업에서 교재로 널리 활용되는 클래식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글을 읽고 싶어집니다. 글을 쓰고 싶어져요. 그러다보니 밖에서 영감을 얻고 싶게 되고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게 되어요. 책에 관한 애정은 확실히 전염성이 있는 모양입니다. 독자로 하여금 그 애정은 절절하게 전파되어 왠지 모를 고즈넉함을 느끼게 되는 책으로 많은 분들께, 비단 글쓰기에 대한 어떤 술기를 원하는 분들 외에도 범대중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