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승연 작가의 신작입니다. 비밀독서단에서였나요. 한동안은 책만 읽고 소양을 쌓겠다던 저자의 신간이라 얼마간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봅니다. 우선 책은 200여페이지 정도로 두꺼운 책은 아닙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의 문체는 여전해서 가독성도 좋아 사실 마음 먹으면 그 자리에서 다 읽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제 경우 저자의 책으로는 <이야기 인문학>과 <비즈니스 인문학>을 읽었었고요. 이번 책은 그 두 책들보다도 두께는 얇은 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책 중에서는 가장 좋았습니다. 그럼 그 이유를...
2.
그러니까 이 책은 프랑스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저자의 필터로 추출해오는 형태의 책입니다. 완전히 조승연 작가의 전공분야랄까요. 사실 프랑스라고하면 저부터 어떤 패션이랄지, 와인같은 단어들이 향수처럼 뿌려지면서 묘한 엑조티시즘을 느끼게 되는데 책은 초반부터 그 환상을 깨 줍니다. (의도적으로 환상을 깬다기보다 담담하게 사실을 얘기해줘요.)
만약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기준이 기술의 발전이고, 그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의 생활을 얼마나 편리하게 해주는가에 있다면 프랑스는 한국과 비교도 안되는 후진국이다...중략...이들은 오히려 보일러 교체공사를 귀찮게 생각했고 이미 지구에 넘치는 쓰레기에 자신의 보일러를 보태게 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내가 살던 집에 있던 세탁기, 청소기, 식기세척기 등은 모두 집주인이 1980년대 초반에 들여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후에도 프랑스 사람들의 어떤 특질, 예컨대 죽음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 아주 어릴 때부터 거부감 없이 고찰할 수 있던 환경이랄지, 어른에 대한 예우나 허레허식보다는 진실을 추구하는 방식이랄지, 최신유행에 착취당하는 세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고관이랄지, 그런 것들을 시종 흥미로운 얘기들로 소개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저자가 딱히 국내의 분위기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뭔가 알 수 없는 확신이 진하게 들게끔 합니다. 목청 높여 이렇게 살아라, 고 얘기하지 않음에도 독자 입장에서는 저마다 인생을 살아가는 어떤 방식에 있어서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책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조승연 저자의 책 중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