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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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 이어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가역적인 이야기들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고요. 주인공이라고 여겨지는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엮이는 모양새가 시종 흥미롭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니얼 카너먼의 경우 얼마간 내향적이고 집요한 종류의 연구자인 반면, 아모스 트버스키의 경우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부류의 연구자로 보이거든요. 상극으로까지 보이는 둘의 공동작업을 (기어이 파국으로 치닫긴 하지만) 책은 훌륭하게 엮어내고 있습니다.


2.

그렇다면 행동경제학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는 '인간의 실제 행동을 심리학, 사회학, 생리학적 견지에서 바라보고 그로 인한 결과를 규명하려는 경제학의 한 분야다.'라고 합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는 좀처럼 와닿지도 않고 휘발성도 강해서 다음 날이면 남는 게 없게 마련입니다. 책은 전반에 걸쳐 행동경제학을 얘기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흥미로운 연구들과 사례를 하나, 둘 쌓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행동경제학이 무엇이다, 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안다고는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런 부분에서 전작과는 분명히 장단이 다르고 차이가 있겠다고는 하겠습니다만 그 미묘한 지점을 적확히 짚기에는 제가 모자라는 모양이에요. 그럼 대체 어떤 사례들을 이야기하는가. 예컨대...


가솔은 스물두 살에 키가 216센티미터로, 유럽에서 센터로 활약하는 선수였다.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상체가 드러난 그의 사진을 보앗다. 약간 살찐 체격에 앳된 얼굴, 그리고 출렁이는 가슴의 소유자였다. 사람들은 그에게 별명을 지어주었다. '유방남'. 유방남이 저러네. 모리가 말했다. "내가 책임지고 선발한 첫 선수인데, 그때는 그 선발을 밀어붙일 용기가 없었어요." 사람들은 가솔의 몸을 조롱했고, 가솔의 미래를 낙관했던 그의 모델은 그 조롱에 묻혀버렸다..... -p35


이 부분은 1장 '유방남'의 일부분입니다. 실소가 터지긴 하지만 웃기에도 곤란하고 연신 페이지를 넘기는 맛이 있는 책이에요. 이 이야기는 이처럼 유방남이라는 별명, 그러니까 꼬리표가 미치는 영향을 하게 되는데 책은 이러한 사레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행동들에 학술적인 명칭과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이해를 돕고 있는데 역시 전작과의 합이 좋은 지점이지요.

전작의 지적향연을 즐겁게 즐기신 분이라면 일종의 후속작인 이 프로젝트 역시 최신이론과 결부시켜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경제학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경제학이라기보다는 어떤 행동과 심리기제에 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고 여겨지고요. 그렇다고 일반적인 심리학 서적과는 상당히 다른 궤를 돌고 있는 특이점에 위치한 책입니다. 인간의 행동과 판단, 그 이면에 있는 모순과 이해를 도울 책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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