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맥주어 사전 - 보리라고는 보리차밖에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맥주 교양
리스 에미 지음, 황세정 옮김, 세노오 유키코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1.
웅진지식하우스의 신간 <맥주어 사전>입니다. 최근 들어 술에 관한 책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뭐라고 정의해야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 사전의 형식을 선호합니다. 그러니까 신(God)중심의 사고관을 가지고 있었던 중세 시대에 사전이 나온다고 한다면 가장 앞 페이지에 있을 단어는 아무래도 신(God)이겠지요. 하지만 사전의 등장 이후로 그런 우선순위같은 건 없게되지 않았습니까. 한국어 기준으로는 'ㄱ'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가장 앞에 올 뿐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책의 경우도,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러한 사전형식의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가니 맥주'로 시작해서 '금주법', '기네스', '맥주 전쟁', '아밀라아제'를 거쳐 '히타치노네스트 맥주'로 글을 마치고 있습니다.
2.
우선 사전임에도 책은 가볍습니다. 본문이 주석까지 포함해도 226페이지 정도에 그치고 있고 첨부한 사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관련 사료와 커러 일러스트들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밀도가 높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책은 정확히 방향을 설정해둔 채 전개되는 것인데 바로 '맥주와 관련된 알아두면 쓸 곳 많은 교양잡학'을 담으려는 것입니다. 소재를 맥주에 한정한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책이 더는 가벼워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전식 배열은 필연적으로 중반부에 이르면 조금 힘이 달리게 마련인데 책은 수록된 컨텐츠로 그것들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ㅁ'에 이르러서는 '마이클 잭슨'을 수록하고 있어요. 맥주와 마이클 잭슨이 무슨 상관이냐. '마이클 잭슨'이라는 이름의 맥주 평론가라고 합니다. 비어 헌터라고 불렸다고 하는데요. 이런 정말 사소한 지식은 술자리에서 순식간에 분위기를 형성하고 흐름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컨텐츠가 될 테지요.
3.
그러니까 술에 관한 책들이 서점가를 휩쓰는 가장 큰 이유가 이러한 실용성에 있는 듯 합니다. 당장 술자리에서 써먹기 좋은 내용들, 이를테면 '마일드 에일'이 무엇인지, 알코올의 도수와 관련된 교양은 무엇이 있는지, 이런 잡학지식들을 속속들이 담고 있는 책이거든요. 맥주에 관한 책으로는 처음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술자리에서 한껏 양념을 칠 수 있는 지식을 선물해 줄 교양서적입니다. 뭐 비단 술자리를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요새같은 시대에는 더욱이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어요. 그럼 술 대신 책을 권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