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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색을 품다 - 민화 작가 오순경의 우리 그림 이야기
오순경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동양화, 예술도서 나들이!
<마마>, <사임당 빛의 일기>의 민화작가 오순경님의 <민화, 색을 품다>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이지만 몇 해전 눈물을 펑펑 쏟으며 봤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마마>란 드라마로 사랑하던 사람에게 버림받고,
홀로 그 사람의 아이를 낳아 기르던 엄마! 6개월 시한부라는 선고를 받고
혼자 남을 아들을 위해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이다.
송윤아씨의 연기도 정말 멋졌지만 드라마를 보며 또 하나 놀랐던 것이 바로 드라마 속에 등장하던 작품들!
드라마 속 송윤아씨의 직업은 민화작가!
그렇지만 부끄럽게도 드라마를 볼 때는 그냥 전통그림을 그리나보다 정도로만 이해했고,
어떤 그림들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너무 멋져서 와~ 하고 놀랐었을 뿐...
또,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사임당, 빛의 일기>
신사임당이 천재 화가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
당연히 드라마에 많은 그림들이 등장하고, 그 그림들을 그리신 분이 바로 오순경 작가님!
이렇게 두 드라마를 통해 이미 많은 이들에게 민화를 소개하셨던 오순경 작가님께서
민화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그림 이야기를 소개하는 책!
<민화, 색을 품다>를 출간했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민화는 더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궁금했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
너무 어려운건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걱정보다 궁금함이 앞섰기에 꼭 만나보고 싶었던 책이다.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기우!
그림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술술~ 읽히는.. ^^

그림 작가님의 책이라서인지 표지도 너무나 이뻤지만 차례나 내용에서도
읽기 부담스럽지 않을만큼 적당한 페이지 구성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색, 마음, 공간, 이야기! 크게 4가지 테마로 나누어 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림의 이름들이 목차에 담겨 있어 정리가 되고, 각 부분에서
그림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니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림의 이름들이 저절로 이해하가 된다.

제일 첫 시작은 일월오봉도!
사극을 좋아하다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그림이지만 왜 늘 이 그림이 있는지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었다.
그림에 담긴 사물들의 의미와 우리의 색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
그림책도 아는만큼 보이고, 보는만큼 이해하는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그림에 담긴 의미들은 왜 궁금해 한 적이 없는지...
첫 장에서는 민화라는 것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색,
또 그림이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 많은 이들이 같은 꽃과 곤충등 같은 소재를 그렸지만 모작이 아닌 각기 다른 작품이 되는 것은
바로 나만의 색과 이야기를 담기 때문이라는 것이 바로 오순경 작가님의 철학이라는 말씀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담고, 마음을 담는 민화!

드라마 <마마> 중 극중 승희의 작업실에 친구이자 아들의 아빠, 태주의 아내인 지은이
승희와 남편의 관계를 알게되고, 승희의 작업실을 부수는 장면이다.
승희는 연화도만은 안된다고 말렸지만 지은은 그 연화도를 끝내 망가뜨린다.
승희가 그림을 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았을 땐 사실 그 그림이 연화도라는 것도 몰랐고,
그 그림이 담은 의미를 몰랐기 때문에 극중에서 그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알려주었음에도
그 장면이... 마음이 간절히 와 닿지 않았었다.

연화도는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어머니가 자식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한 편의 편지 같은 그림이라고 한다.
<마마>에서는 혼 자 남을 아들에게 엄마가 늘 함께 하지 못하는 대신 남겨주는 그림으로
혼자 어렵게 키우던 어린 아들과의 추억이 담겨 있고, 자신이 죽은 후에도 아들의 곁에서 아들을 지켜주는 그림이었다.
극 중에서는 아들을 위해 망가진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과 아픔을 참고 견디며 아들에게 마지막 그림을 남겨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하던 모습이 오버랩되며
이 장면만을 다시 보는데도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이렇게 오순경 작가님의 <민화, 색을 품다>에서는 전문가로서가 아닌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누구나 쉽게 그림을 만날 수 있도록 <민화, 색을 품다>에서 민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민화는 보는 그림이 아니라 읽는 그림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정말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일상 곳곳에서 살아 숨쉬며 그들의 삶을 담고 있던 민화!
지금은 북유럽풍 가구가 유행을 하고, 이모티콘이 유행을 하며
우리의 것, 우리 문화의 우수성이 그대로 묻히고 잊혀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도 느꼈던 시간!
윤이 조금 더 크면 윤과 함께 다시 읽으며 우리의 것을 이야기 해 보고 싶은 책!
내 아이에게 꼭 우리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어렵지 않게 우리의 것을 아이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한 권의 책에 담아 주신 것이 감사했다.

권말에는 오순경작가님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갤러리도 담겨있다.
한 작품, 한 작품 정성을 다하시고, 색을 만들고, 전통기법으로 작업하셨을 것 생각하며 보니
그 그림들이 더 특별하게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전시회로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 ^^
우리의 아이들이 간단하게라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
너무 몰랐던 우리의 색, 우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가슴설레는 시간!
소중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나눠주신 오순경 작가님께 감사드린다.